최 신 림

 

거미는 거꾸로 하늘 향하여

피타고라스의 함수와

튼실한 실의 점액 방울로

햇빛이 들지 않는 사각지대에

마방진의 촘촘한 배열 열어 놓는다

송전탑에 반라로 걸린  사이코  페스트의 태양

빛 걸러낸 후미진 팔괘의 줄 마디마디에

달콤한 파스텔 냄새로 검은 덧칠 한다

왼 종일 허기에 찬 거미

부스스한 얼굴 비비며

슬그머니 한쪽 다리 힘주어

미로의 줄 힘껏 잡아 튕겨

양편으로 갈라진 공기의 진동을

온몸 짜릿한 희열로 느낀다

끈적끈적한 줄들의 미세한 떨림은

죽어가는 나방들의 살기 위한 몸부림

발버둥 치면 칠수록

어둠에 가려진 가로세로와 대각의 합이

마방진의 힘으로 더욱 거세게 옭아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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