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최 신 림

 

계절은

실바람에

봄을 뺏겨

그 슬픔

붉은 꽃으로

산등성이에

흩뿌려 놓았다

언 땅에

나른한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꽃 받쳐 든

실개천 위로

봄날의 시간이

다음 기약하며

흘러간다

 

항아리

다섯 개 뒤집어

곱게 쌓아 올린

탑속 촛불은

망제봉 상왕불님의

괴짜 법문을

허연달 저물도록

뜬 눈으로 듣느라

자울자울

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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