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보인다

 

                        최 신 림

 

비 오는 날엔

바람이 보인다

 

한 줄 사선으로 비바람이

한 뜸 한 뜸 앞으로 나가려는

할머니의 풍선 같은

흔들리는 허연 머리칼에

바람이 솔솔 보인다

 

부드러운 혀에 언어의 뼈가 숨어있듯

흔들리는 바람 속에도 강한 뼈가 숨어

지나왔던 다리 난간 위를 지나

저만치 다리 밑으로 바람은 흘러간다

 

바람은

힘주며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세차다

 

팽팽한 물의 장력에

투명한 투망 던져

순간 일어서는 바람은

해 살이 마친 별빛으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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