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마 밭에서

 

                            최 신 림

 

계절을 달음질하는

빗방울

토닥토닥 사방 넘나들며

얼룩진 일상생활

조용히 다독여준다

 

밭이랑 가르는

굵은 빗줄기

땅속 깊이 스미고

 

다음 소생 기원하며

자신을 아낌없이

모두 버리는 씨앗들

두꺼운 땅 뚫고서

작은 하늘

빠끔히 바라본다

 

스스로 터득하며

살아가는 생명

 

채마밭 모퉁이에서

자연의 순리를 응시하는

초라한 내 모습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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