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훔쳐보다

 

                               최 신 림

 

몇 점의

갈무리 햇살 오므려 잡고

바람에 흔들리는 은행잎은

요령 소리를 내다

조용하고 선명한 조리개로

가을 몰래 훔쳐본다

일찍이 먼저 나선 가을

온 산 확 불 질러 놓고

뒤늦게 따라오는 가을

서로 끌어안고

절정에 이른다

파란 얼굴 노랗게 질색한

산고의 씨앗

도심에 방점으로 떨어진다

도로 경계석에 옹기종기 모여든 은행

설렘의 나그네 되어

가을바람 따라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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