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탈

 

                                               최 신 림

 

태양의 이글거림은 도심에 뚝뚝 떨어져 모두 타들어

가고 자유에 굶주린 인간들은 각목처럼 딱딱한 빌딩

숲 벗어나 한 점 바람 소리 휘적거리며 도시 벗어난

다 고독에 지친 종족들이 가시 돋친 언어를 아스팔트

에 쏟아내고 그 위 걷는 자 묵언으로 대지의 변명 듣

는다 지구에 기력 빼앗긴 희뿌연 달 힘없는 모습으로

좁은 창문 잡아 흔들지만, 유리창에 숨어있는 몇 호

흡의 거친 숨소리는 오래전 검은 손아귀에 잠식당하

였다 오염에 찌든 퀭한 얼굴들 도심에 득시글거리고

햇빛의 비수에 심장이 삭둑삭둑 잘려 멎어버린 시간

은 나약한 자들의 발걸음 잡아 도심의 정글 속 탈출하

지 못하도록 미로 같은 밤의 세계로 몰아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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