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

 

                              최 신 림

 

하늘 반쯤 말아

빛을 걷어내는 투명한 빗방울

팽팽한 젖가슴으로 부어오른

바다의 장력을 깨지 않으려

섬과 바다 이어주는

피아노 건반 같은 수평선자락

살강살강 게걸음질 한다

천년의 정악 음계듣고 솟아오른 섬

날카로운 파도에 베인 장엄한 너울소린

서로 겹치는 동그란 모양으로

거친 탈모의 신열 앓고

곰보 같은 파도의 머리를

동력선이 빠른 소리로 갈라놓는다

뱃길에 나눠진 낙오된 외톨이 섬

반원의 섬고 뭍 오가며

물살은 끊임없이 바위에 부딪쳐

꽃잎으로 떠오른 포단

뭉텅뭉텅 바다를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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