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공원

 

                              최 신 림

 

겨울 끝자락 잡고서

어두운 오솔길로 끌려가는 젊은 넋

차가운 발로 짓이긴다

안간힘 쓰며 벗어나려 하만

더욱 힘을 가하는

독수리 발톱에 조여드는 동맥

월명공원 긴 행로에 찢겨져

사나운 아카시아 뿌리가 넙죽넙죽

내 피를 마시며 앙상한 고층 아파트 흔든다

모순의 영육으로 만들어진 인간

거짓의 땅 밟으며

거짓의 굴레 속으로 걸어간다

노동의 땀방울로 뿜어야 했던

장항 제련소의 긴 굴뚝 연기

누가 삼켜 버렸는지 오늘은 조용하다

만선의 깃발은

달동네 양철 대문에 모두 웅크려

젊은 날 바다를 노래하며 모닥불 쬔다

혼돈을 잉태하는 망각

흙을 밀어 올리는 세포로 돋아나

째보 선창 긴 그림자로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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