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자화상 5

 

                                                최 신 림

 

서울에는 그동안 참고 살아왔던 서러움의 눈이 32cm라는

이스트에 부풀어 온 도심을 반죽해 버렸다. 지하도 목구멍

을 비집고 땅으로 올라온 김 씨는 옷에 묻은 간밤의 추위

를 한 뼘의 살가운 햇살로 털어내고 있다. 오금을 비틀던

뼈들은 이죽거리며 서로에게 묻는다.‘간밤에 잘 잤는지?

어지간한 것은 견딜 수 있는데 뼈를 갉아먹는 배고픔은

이겨낼 도리가 없다고 서로 소리친다. 헐떡거리는 꼭대기

에 자리한 자글자글 물통을 끓여주는 연탄보일러 방 아랫

목이 그립다 그래도 한 가정의 가장이었는데 경제 파탄이

몰고 온 한파가 한 입을 덜기 위해 거리로 쫓겨나야 했다.

구로 공단으로 출근하는 딸은 잘 맞지 않는 방문을 닫으

, 한 줌의 통한을 비탈진 눈길에 또박또박 쏟아 멍들어

간 폐부를 비운다. “눈에 벗어나지 말아야지 그래야 이번

살생殺生부 명단에 끼지 않지하며 버스 정류장으로 간

. 도로엔 한숨만 풀풀 날리는 자동차들이 슬픈 소리지

르며 끝으로 달려간다. 서울역에 떡 하니 한 자리 차지한

텔레비전에선 경제 부양 정책을 해야 한다는 거짓말과 대

우 그룹의 정리해고 대상자 발표하겠다는 말들이 난무

, 대합실 빠져나가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발길에 차인

,한 조각 설 땅이 없는 죽지 못한 육신은 오늘도 어디로

흘러가 나에게 주어진 영혼의 하루를 소멸해야 하나 그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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