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자화상 6

 

                                                         최 신 림

 

그해 겨울 막바지 찬비가 내리거든 탁주 한 사발을 메마른 검

은 땅에 눈물로 뿌려다오. 내 썩은 두 눈동자에 죽창 든동학

군의 모습이 보이거든 또, 탁주 한 사발을 피눈물로 뿌려다오

. 울어버린 붉은 황토 썩고 부패한 찌꺼기 흐른다. 돌부리에

모두 드러낸 비리 구멍 뚫린 호흡으로 얼굴 가린다. 눈물

방울로 묻힌 과거는 양심의 칼날에 잘려 이제야 소리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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