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

 

                               최 신 림

 

태풍 루사에

삶을 전부 빼앗겨 버린

강원도 산골 어느 농부의

하루하루 생활은 지옥이다

냄비 뚜껑 사이로

고통이 새어 나고

손에 잡힌 라면 한 봉지에

힘없이 쏟아내는 한 숨

붉은 너울로

산을 집어삼킨다

산도 잠이든 시간

땅 짓누르며 돋아난

차디찬 서리꽃은

저항할 수 없는 농부의

깊숙한 살과 뼈를 발라

긴 겨울 내내 농부를

시름시름 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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