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수 없는 시간

 

                               최 신 림

 

모양성 모퉁이에

검푸른 칼날보다

더 서슬 퍼런

시누대 잎사귀가

겨울바람 붙잡아

나약했던 시대의 아픔

한 점씩

도려내는 작업 강행한다

아무도 없었던

그곳에

후백제 견훤이 다니면서

왕조의 꿈을 키웠고

무너져 얼어 버린 땅엔

바람에 부대끼는

울음소리가

성벽 이끼로

촘촘히 박혀진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

한 걸음발 밑에 묻혀진

어느 폐 왕조가

깨어나길 기다리며

매서운 칼바람에

도도히 맞선다

 

홈으로             목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