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자화상 3

 

                                               최 신 림

 

자 세비를 받고 싶은 사람은 여의도로 모두 모여라!

그곳에 가면 공짜가 많당께! 진드기가 우연찮게 그

소리를 듣고 따라가 보았다. 사람의 잔등에 척! 달

라 붙어 어깨너머로 신나게 구경을 하였다 참으로

요지경이네 그려! 대한민국 사람을 죄다 이곳에 모

태 놓고 사는 감네! 무신 놈의 사람이 이러코롬 많다

냐! 히야! 이곳이 인간시장이구먼. 그러니 말만 잘

하면 공짜로 먹을 것도 많것네! 자동차들은 꽁무니

에서 뭔가를 질게 내뿜으니 목이 켁켁 맥려오고 앞

에서는 희한한 쇠 소리를 내며 곡예를 하네. 썩은

물 위에 떠있는 유람선은 옛 도성의 위엄을 잘라내며 환

락의 뱃고동 소리로 조상의 업적을 비아냥거린다. 난지

도 쓰레기 더미로 변해버린 우공이 옮겨 놓은 태산은

탯줄 썩는 냄새 뿜으며 도심 심장을 파고든다 밀폐된 공

간을 통하여 구청 및 달동네, 땅속의 사람들까지 골고

루 전달한다. 그 냄새에 맛 들인 강직하던 남산골 선비

는 호텔 깊숙한 곳에서 검은 가방 주고받느라 가슴 졸

이는데 술 취한 졸부의 딸들은 옆방에서 육정의 허물

벗기에 정신이 없다. 진드기는 여의도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나도 일 하지 않고 소 등짝에

숨어서 하루 죙일 소피를 빨아먹느라 정신이 없는

데 이곳에서도 나를 흉내 내며 혀를 무기 삼아 긴

빨대로 혈세를 빨아먹는 많은 사람들을 목격하였다

'이상하네' 일은 하지도 않고 시부렁거리다가 뒤틀

리면 삿대질하고 주먹질하고 서로 망치를 빼앗으려

뭉치기도 하고 난리 법석이네 그려! 하따, 그렇게 하

고 밥 먹으면 맛있능감 잉! 진드기는 서울 구경을

다녀와서 마을 전체 회의를 하였다. 우리도 하루 한

집씩 돌면서 둥그렇게 모여서 씨부렁거린 다음 긴

빨대로 살찐 소부터 피를 쪽~쪽 빨아먹기로 하였다

모두 귀가 솔깃하여 그것만큼은 처음으로 만장일치

시켰다. 다음날 그 마을에서 가장 살찐 소를 골라

모두 모여 경제가 어떻고, 신도시가 어떻고, 원조교

제가 어떻고, 하면서 씨부렁거리는데 느닷없이 큰

파리채가 짝!! 소리를 내면서 모두의 머리를 부숴

버렸다.

'재수 없게도 그 집은 아주 성실하고 부지런한 농사

꾼의 집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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