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길 2

 

                               최 신 림

 

청 보리

소복한 들판

바람이

몰래 비집고 들어와

그름처럼 살랑 인다

우울한 날엔

꼭 잡고 있던 바람

일제히 놓아 버린다.

바람 모퉁이에 노닐던

여러 갈래의 잔 바람

성난 듯

보리밭 누비며

달아난 마파람 쫓는다.

자신의 속 내

훤히 내비친 들판

애써 감추려

청보리 등 흔들지만

평형 깨져버린

사방은

바람에 굴복하여

슬픈 울음소리로

바람에게 길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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