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허

 

                            최 신 림

 

밤새 내린 눈

거대한 도시 삼켜

모두 말 못 하고

숨죽인 채 당하였다

 

옥좌를

시퍼런 칼날에 빼앗긴

어느 왕조의 혼령이

산등성 구름 호령하고

자격 상실한 거리는

태양의 그림자 삭혀 버린

모퉁이 돌아 모습 감춘다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

 

어둠 짓누르는

정령의 뒤 따라

사라지고

인성이 무너진

도심은

캄캄한 폐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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