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그녀의 시간

                 최 신 림

유월 뻐꾸기

한낮 더위 먹었는지

떡국 떡 떡국 구부러진 소리

가난 터지도록 서럽게 우는 날

 

밤꽃 내음 뭇 사내 품 그리워

참을 수 없는 젊은 과수댁

보리 이삭 타 들어가는 목마름

껄끄러운 따오기 밭 길 피하여

뜨거운 피 찾아 서울로 떠 버렸다

 

세월 잡아먹고 이글거리는 태양

도심은 그냥 놔두지 않았다

희끗희끗 머리 끝 안개꽃

한 다발 필 때까지

질척이는 시궁창 삶

밤낮 없는 산지옥이었다

 

아지랑이 가물거리는 지팡이

자글자글 샛강 흐르는 마른 얼굴

구부정한 삼십여 년 전 달빛 따라

밤이슬로 떠난 여인이었다

 

여자의 습한 곳이 습하지 않으면

사내는 미련 없이 떠난다고

석양 노을 단내 풀풀 나도록

들릴 듯 말 듯한

그녀의 시간은 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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