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통

                 최 신 림

 

종합 병원 장례식장

죽음 애도하며 슬픔 담긴 봉투 받아

여러 사람 손으로 어루만지던 돈 통

상주들에게 사랑받던 나였는데

형제간 싸움에

때로는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민망하여 쥐구멍으로 숨고 싶기도 했지

큰 번호키 달린 으시대는 부의함

새로 들어와 박힌 돌 빼내 버렸다

더 이상 쓸모없어

버려진 음식물 담아

개 밥그릇 받침대로 전락하였다

바람 부는 날 뜬눈으로 듣던

화투판 시끄러웠던 고함 소리 그립고

헛눈물 곡소리 애잔함으로

귓전 울려 같이 울던 그때가 그립다

사흗날 아침 떠나는 마지막 망자의 사진

지금도 눈에서 선한데

오뉴월 땡볕 나는 무엇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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