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최 신 림

사람들은 나를

텅 빈 바람이라 부른다

눈에 보이질 않는 틀에

한 점 찍고 바람으로 사라지는

내일로 가는 사내

 

손엔 미지의 시간 움켜쥐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 시곗바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쉬쉬 바람 소리 낸다

 

시간이 사라진 손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

아쉬움이어라

 

햇빛 사라진 골짜기엔

어둠이 나를 삼켜

빈 허물 덩그러니

빈자리 채울 수 없는

허탈한 웃음이 남았을 뿐이다

 

구름길 흘러가고

모든 사람이 사라진

바람으로 채워진

허허로운 이승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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