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1

                  최 신 림

 

먹감나무에 탱탱하게 매달린 가을

푸르렀던 젊음은 비바람이 거두고

시간이 머문 자리에

듬성듬성 독기 빠진 물컹한 홍시

한입 태양 깨물어 퍽 하고

떫은 땅에 가을 왈칵 쏟는다

내장 용굴 바람은

내년 위한 노후 대책이라고

구멍 난 속옷까지 홀랑 벗겨갔다

가을 햇살에 드러난 전라全裸

자존심 상한 쑥스러운 감나무

어둠이 깨어날 때까지

마른 가지 부둥켜안고

묵은 가을의 찬바람만

부딪치는 뼈 소리로 잉잉거린다

먹감 홍시 다 떨어진 물기 빠진

옹이진 나무에서 사람의 살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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