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죽어간다

                 최 신 림

산이 죽어간다

산은 아무 말 없이

그렇게 죽어 가야 했다

산업화로 논과 밭 갈아엎고

농민들 땅에 세워진 공업 단지

소각장 굴뚝에서는

하늘로 대공포문 일제히 열고

청산가리보다 더 독하다는

다이옥신 묻은 연기

쉬지 않고 밤낮으로 쏘아 올린다

하늘까지 다다르지 못한

매캐한 굴뚝 연기

바람벽 타고 산과 논 시골 마당

여기저기 널브러져

목 움켜쥐고 마른기침에

소리 없이 골병 든다

깊숙이 감춰진

붉은 피와 살과 뼈

인간의 욕심에

웅장하고 아름다웠던 산은

원인 모를 병으로 서서히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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