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기초 이론
< 1단계 : 시 작업 노트 작성 > * 직접 경험한 단일 사실에 대하여 장문의 일기(문장) 쓰기 → 노트 휴대 - 체험을 중심으로 주제가 잘 드러나도록 구체적 사실 묘사 → 창작 의도 - 자기만의 목소리(표현)으로 1줄에 1개의 문장 작성 ※ 소재를 다양한 방법으로 깊이 있게 연구, 관찰 *구체적인 대상을 미학적으로 승화 → 시인정신(목소리) 내재 - 자기만의 목소리로 절실하고 절박하게 표현 ※ 한탄, 푸념, 넋두리가 섞이면 천박하게 전락 - 시인정신으로 시대를 비판하는 정신을 간접(은유)적으로 표현 ※ 설명, 주장, 지식, 의식, 사상 등 직접 노출 금지
< 2단계 : 창작 기법을 활용하여 시 창작 작업 > * 개성있는 나만의 문체로 작성 → 생각의 이미지화 작업 → 선명화 ❍ 구조상의 완성도 검토, 보완(물 흐르듯 표현되었는가?) - 불필요한 내용 삭제, 부족한 부분 보충 < 3단계 : 탈고 및 출품 > *최초 시 작업 노트에 기록된 창작의도와 시의 일치 여부 확인 *최종 맞춤법 검사 → 가장 치명적인 오류(무조건 탈락) ※ 출품처 모색 : 문예지는 수준 및 편차 극심 - 신춘문예 : 참신성, 개성, 패기(도전 정신), 실험정신 중심 - 백일장, 공모전 : 작품 완성도, 참신성 중심 1. 창작에 임하는 자세 * 한 작품 → 메시지, 정서, 느낌 → 하나로 통일 - 한 작품에 많은 내용, 사연을 담지 말 것 → 정교한 기법 요구
*첫 느낌이 오면 놓치지 말고 과감하게 당겨라 → 노트 기록유지 - 논리적 사고, 마음의 통제, 글 조절 말고 → 내 마음대로 적기
*장식(설명) 없는 시 쓰기 →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구체적 묘사 ※ 고회성사를 하듯이 벌거벗은 마음으로 솔직하게 쓰기
* 시는 감상(관념)이 아닌 → 구체적 경험, 체험 - 경험이 구체적인 단어를 이끌어 냄 → 감상은 ‘나’ 속에 갇힘
*표현, 기교는 연습으로 극복 → 감동, 전율은 고백과 직관에서 나옴
* 창작은 자유로운 정신(Nomade)에서 출발 → 언어를 새롭게 함 - 창작은 Nomade에 의지하여 관념의 틀을 깨고 새롭게 만드는 행위 - 상투적 언어 습관 탈피 → 낯설게(새롭게) 만들기 ※ Nomade : 무정부 상태, 틀을 깬 완전한 자유 2. 세상 바라보기 :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 * 세상을 통상적 시각(인식)으로 보지 말 것 → 비틀어 보기 - 무엇이든 뒤집어서 생각하기 → 발상의 전환 - 다양한 각도와 시각으로 대상을 관찰 → 본질에 접근 - 이것이 은유, 넌센스, 알레고리의 미학 → 파라독스 접근 방법
*구체적인 이름을 가슴에 담고 기억하기 (ex) 조류 → 종달새, 벌레 → 여치, 사람 → 그의 특징적, 인상적 장면 관찰
*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손으로 만져보기 ※ Allegory : 2중적 의미를 지닌 이야기 → 우의적 표현법 - 어떤 주제(A) 표현을 위해 다른 주제(B)를 사용해 그 유사성을 적절히 암시 하면서 A를 표현하는 것 (ex) 희망은 카프카의 K처럼
3. 제목 작성 *긴 여운이 남도록 포괄적 의미 내재 → 구체적 내용표현 삼가 - 독자가 시를 만나는 가장 직접적인 선택 조건 (ex)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제목, 내용, 결말이 서로 다르게 통일 : 제목(A) → 내용(E~R) → 결말(Z) - 단일 명사 자제 → 구체적으로 작성(어절, 문구) (ex) 바다 → 춤추는 바다(○) / 산하 → 푸른 눈의 산하(○) 4. 절대적 1인칭 시점, 현재형으로 묘사 *내 생각(시인정신)이 은연중에 드러나도록 표현 → 세계관 내재 - 1인칭(나, 나는, 내 등) 생략 → 독자와의 공유 가능
* 과거 상황이라도 현재형으로 표현 : 떠났었다 → 떠난다 5. 문장 구성 및 연 나누기 * 有聯詩 / 無聯詩 결정 → 가급적 무연시 작성(有聯詩는 3聯 이상)
* 하나의 대상을 2~3개로 비유 → 25~35행으로 작성
*최초 4행 이내 승부 → 나만의 개성으로 흥미, 관심 유발
*1줄에 1개 이상의 참신한 단어 사용 → 짧고 리듬있게 작성
*2~3행마다 독창적 묘사 삽입 6. 감정이입 *상투적 문장 탈피 → 철저하게 자기 목소리로 표현(문장 파괴)
* 거추장스런 구문(관형구, 부사구) 자제 → 관형어, 부사어를 오려서 사용
* 삶의 각성, 잠언, 경구 등 → 직접 노출 삼가(시는 철학, 윤리학이 아닌 미학)
7. 다양한 창작 기법으로 가장 적절한 이미지 묘사 *이미지의 생명 → 명확성, 새로움(모호한 이미지 자제) - 시에 힘이 없으면 → 시각적 이미지로 동태적 장면 묘사 - 시가 들떠 있으면 → 정태적인 가운데 아주 느린 움직임 또는 존재하는 것을 촘촘하게 엮기
* 비유와 상징은 최대한 아낄 것 → 품위 유지
*은유의 단순화, 복합병치(제유, 환유) 사용 → 단순할수록 명료함 - 수사법 사용 시 유의사항 활용(붙임 참조)
* 시상 전개는 명확하게 몸으로 감촉할 수 있는 이미지 사용 - 시각 이미지 → 집중 효과 / 청각 이미지 → 분산, 확산 효과 - 서로 다른 이미지 조합 → 공감각적 이미지 → 구체적, 탄력적 긴장감 조성 ※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 시각+청각, 촉각+미각 등
* 이미지 너머의 공감할 수 있는 내재된 의미 발견 추구 - 보이는 것의 미세한 움직임 추적하다보면 그 너머의 것이 보임 ※ 끝에 보이는 것을 잡고,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명확하게 묘사
* 문맥 중간에 회상기법 도입 → 입체구조 형성(짧게 삽입)
* 문장이 지루해 질 경우 의태어 사용 → 문장 활력소(최대한 자제)
* 비속어(은어), 사투리 사용 삼가 → 시적허용은 통달자만 가능
* 애정어린 시각, 그리움, 만사지탄은 문장 속으로 내재화 8. 삭제 , 생략, 압축, 상징으로 과감한 군살 빼기 → 문장 다이어트 * 행간에 침묵의 언어로 시적 여운 조성 → 침묵, 생략 기법 - 침묵이 많을수록 성공적인 작품 → 시와 유행가의 가장 큰 차이점 (ex) 바람이 분다 / 살아야 겠다
* 불필요한 표현, 장식 삭제 → 긴장된 문장, 선명한 이미지 창출 - 시의 힘은 넣는 것이 아니라 빼는데 있음 → 집중도, 선명도 - 욕심을 버리고 최대한 짧고 간단하게 작성 ※ 긴 시는 행간을 매립하여 긴장과 여운이 사라짐
* 생략 가능한 문법적 어사와 표현은 과감히 생략
*중복된 표현, 묘사는 압축 → 상징으로 대체
* 관념적 언어, 한자 표현, 문장부호 남용 점검
9. 오류 수정 및 반복적 점검 *최종 맞춤법 검사 → 출품시 회복 불가능(베품→베풂) * 침전의 과정을 거쳐서 정서의 결 다듬기 → 수백번 수정 - 불필요한 표현과 관념적 감정 수정 * 의문문, 감탄사, 한자, 반복적 문장 자제 → 무겁고 답답함 - 문장부호 →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 사용 10. 탈고 및 출품 * 나만의 독특한 체험이 내 목소리로 표현 되었는가? *시 작업 노트와 작품의 일치성 여부 확인 -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적절하게 표현 되었는가? ※ 풍요로운 상태에서 수작은 나오지 않음 → 부족, 결핍 필요 *작품과 잘 어울리는 시기, 문예지 종류 등 종합 고려 후 출품
1. 시인정신 부재 및 사유능력 부족 → 세계관(자아) 부재 * 문장 속에 시인의 세계관 내재화 → 자기 목소리 갖기 - 언어의 유희적 측면(말 비틀기) 강조 → 시의 질량이 가벼움 - 언어 조탁성과 묘사(낯설게 하기) 치중 → 시인정신 부재 2. 내용의 단순성 → 알맹이 없는 장식적, 관념적인 시(어구) *내용의 단순성 → 알맹이 없는 장식적 어구 * 창의적 내용이 아니면 아무리 좋은 문장도 효과 반감 ※ 꼭 필요한 내용이 아니면 아무리 좋은 구절도 과감히 삭제 3. 구체적 체험 없이 관념적 생각 표출 → 창작의식 부족 *주관적, 개인적 정서은 개인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요소이나, 객관적이지 못한 감상적 관념은 독자의 공감대 형성 장애요인 - 독자의 감정을 억지로 끌고 가 독자의 감성을 박탈시킴 4. 참신성 결여(자기만의 표현 부족) → 보편적 감상과 시각으로 일관 * 단순하고 뻔한 생각과 상상력에 의존 → 뻔한 내용을 불필요하게 기술 - 낯익고 관습적인 묘사와 비유 차용 → 새로운 언어연구 부재 - 시와 산문의 차이점을 모름 → 평면적 서술, 진술 ※ 사랑, 그리움이란 단어보다 더 객관화, 구체화된 표현이 시이다 (ex) 사랑을 사랑으로, 그리움을 그리움이라고 하면 서술이다 5. 부실한 작품구조로 완성도 저하 → 문장을 논리적 연결구조로 정리 * 문학작품의 내부구조는 건축물과 같음 → 튼튼한 구조 필요 - 각 내용과 각 연의 상관관계가 떨어질수록 완성도 저하 - 상승(발전)적 전개, 하강적 전개, 수미상관 구조 등 6. 미완성 작품의 성급한 발표 → 엄격한 자기 검열 부족 * 작품에 대한 지속적인 수정, 보완 등 침전과정 부족 ※ 자신의 글에 만족하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 비유법 > 현상과 사물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그와 비슷한 성질을 가 진 다른 현상과 사물을 끌어 대어 표현 → 묘사에 활용
*대유법 : 제유법, 환유법 - 제유법 : 한 부분으로 전제를 표현 : 빵 → 식량, 약주 → 술 - 환유법 : 다른 명칭으로 표현 : 별 → 장군, 상아탑 → 대학교 * 상징법 : 보조관념만으로 구체적 사물(유형)로써 추상적(무형) 관념 을 표현 → 십자가 → 희생, 비둘기 → 평화 * 은유법 : 대상을 다른 것과 동일한 것으로 비유 - A는 B이다. B이다 → 웅변은 은 침묵은 금 * 중의법 : 2개 이상의 의미 내포 : 벽계수 → 시냇물, 사람 이름 * 의인법 : 대상을 사람으로 표현 → 매미의 하품, 웃는 코스모스 * 활유법 : 무생물을 생물로 표현 → 성난 파도, 나무의 가죽 *직유법 : 무엇에 빗대어 표현 → 같이, 처럼, 양, 듯이 *의태법 : 모양을 본뜬 표현 → 말랑말랑, 아장아장, 토실토실 *의성법 : 소리를 본뜬 표현 → 땡땡, 톡톡, 찌르릉, 윙윙 * 풍유법 : 주로 속담, 금언 → 꿀 먹은 벙어리 < 강조법 > 문장의 인상을 강하게 표현 *현재법 : 과거, 미래의 것을 현재상황으로 표현 * 과장법 : 실제보다 크거나 작게 표현 : 늑대만한 개 → 말만한 개 * 대조법 : 상반된 것을 맞세워 그 중 하나를 두드러지게 함 (ex) 앉아 주고 서서 받는다 / 인생을 짧고 예술은 길다 * 점강법 : 뜻을 점차 작고, 얕게 표현 (ex) 만원이 안 되면 천원 아니면 백원이라도 * 점층법 : 의미를 점차 강하고 크게 확대해 절정으로 끌어 올림 (ex) 내 가정, 내 이웃, 내 고장, 내 나라 * 억양법 : 낮췄다가 높이거나, 높였다가 낮춤으로 의미를 강조 (ex) 얼굴은 곱지만 마음은 밉다 / 모자라도 착하다 * 비교법 : 2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개념을 서로 비교 표현 (ex) 여름 바다도 좋지만 겨울 눈꽃도 좋다 *돈강법 : 절정의 순간에서 갑자기 속도(강도)를 뚝 떨어지게 표현 * 미화법 : 과장하여 아름답게 표현 : 변소 → 화장실, 도둑 → 양산군자 * 반복법 : 같거나 비슷한 말 반복 : 멀고 먼 나라 * 열거법 : 비슷한 것을 계속 나열 * 연쇄법 : 앞 말 꼬리를 따서 계속 이어가는 표현 * 명령법 : 격한 감정(어조)로 명령 * 영탄법 : 기쁨, 슬픔, 놀라움 등의 감정 표현 < 변화법 > 단조로운 문장에 변화를 주어 의미 강조 * 역설법 : 얼핏 이치에 어긋난 것처럼 보이나 그 속에 진리가 담김 (ex) 도둑 들다 → 손님 오셨다 / 실패 시 → 만세 불렀다 * 생략법 : 어떤 말을 생략 → 뜻이 간결함 → 압축과 여운을 지님 (ex) 모두 잊고 싶다고 /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도치법 : 문법상의 문장 순서를 바꿈 : 가자, 집으로 / 바보야 넌 * 대구법 : 가락이 비슷한 문장을 짝지어 흥취를 높임 *비약법 : 갑자기 엉뚱한 이야기를 하거나 잡자기 중단(생략) 함 * 반어법 : 표면적인 말과 반대되는 뜻을 내포 → 풍자적 요소 내포 2) 내재적 운율(內在律) : 주관적인 성질의 운율이라고 할 수 있음. - 자유시나 산문시에서 느끼는 내재율 내 마음의 어딘듯 한 편에 끝없는 江물이 흐르네. 돋쳐오르는 아침 날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오네 가슴엔듯 눈엔듯 또 필줄엔듯 마음이 도론도론 숨어 있는곳 내 마음의 어딘듯 한 편에 끝없는 江물이 흐르네. <金永郞 끝없는 江물이 흐르네> 이 시에서 시인의 내면적 호흡은 외면적으로 형식화한 것으로 의미를 낳게 하는 음의 연속임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음은 음악성을 보인 언어 음색미에서 오는 운 글자나 구, 행의 길이에서 오는 율을 형성한다. 또, 현대시의 내재율은 의미율을 형성하여 의미구조의 움직임, 상징, 암시 등 정서의 움직임 등에 의해 결정된다. 그것은 내용 단락을 형성한다. 이런 점에서 현대시는 '우주현상과 인간생활의 생성과정을 강약, 명암, 생장, 소멸의 리듬으로 환원한 것이다.' 바람도 없는 공중에 垂直의 波紋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은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처서 옛 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한용운 <알 수 없어요> 형식상 내용단락을 구분지울 수 있는 6연으로 이루어진 전연 자유시이다. 그러나, 이 시처럼 현대시는 시의 운율을 시의 내면기조 속에 내재율화하게 된다. 가난이야 한낱 襤褸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 山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靑山이 그 무릎 아래 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엔 없다. 목숨이 가다가다 농울쳐 휘어드는 午後의 때가 오거든 內外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어느 가시덤풀 쑥굴헝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玉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서정주 <무등을 보며> 위에 인용한 시는 우리도 무등산을 닮아 어려움에 굽히지 말고 생명을 지켜 가자는 뛰어난 작품인데, 이 시에는 외형상 리듬이 없는 것 같지만 속살로 흐르는 시인 특유의 맥동과 호흡이 살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곧 자유시에서 필요로 하는 내재율(internal rhythm)인 것이다. 客睡何曾着 秋天不肯明 入簾殘月影 高枕遠江聲 計拙無依食 途窮仗友生 老妻書數紙 應悉未歸情 杜甫 <客夜> 오언율시인 위의 시에서 시인은 偶數句 末尾字인 명, 성, 생, 정을 압운하고 있다. 절구에서는 물론 2행과 4행의 말미에 압운하게 된다.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나와 우리들의 죽음보다도 더한 냉혹하고 절실한 回想과 體驗일지도 모른다.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여러 차례의 殺戮에 복종한 生命보다도 더한 復讐와 孤獨을 아는 苦惱와 抵抗일지도 모른다. 박인환 <살아 있는 것이 있다면> 박인환의 시에는 현대를 살아가는 인테리의 외로운 육성이 있다. 따라서 시의 리듬도 꾸밈이 없는 소박한 외침으로 되어 있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꾹이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정지용 <고향> 자유시 중에서도 김소월을 위시하여 김영랑이라든지 자연파 시인들은 음악적인 리듬을 중시하는 시를 많이 남기고 있다. 여기 인용한 정지용의 『고향』이란 시는 각련이 2행으로 구성되었고 3, 3, 4의 리듬이 변형을 이루면서 음악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정지용은『백록담』과 같은 산문시를 많이 쓰고 즉물적인 감각을 노래한 시인이지만, 또 한편『고향』과 같은 전통적 서정을 잘 나타내었다. 내 마음 속 우리님의 고운 눈섭을 즈믄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서정주 <동천> 4 4 5의 리듬에 5행시 (혹은 7 5 조 리듬의 변형)
<보충 자료> □ 자음운과 모음운 - 자음운(子音韻) : 시에서 어떤 부분에 같거나 비슷한 종류의 자음들이 많이 쓰이는 현상을 말한다. 예)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김소월, '가는길'. 'ㄹ'음의 많은 사용) - 모음운(母音韻) : 같거나 비슷한 종류의 모음들을 어떤 부분에 많이 씀으로써 형성되는 운을 말한다. 예) 나 두 야 간다. / 나의 이 젊은 나이를 / 눈물로야 보낼 거냐. / 나 두 야 가련다. (박용철, '떠나가는 배'. '나'와 '야'의 반복) □ 운율의 창조 방법 운율은 결국 동일한 자질(속성)의 소리가 반복적으로 배치될 때 형성된다. 우리 시문학에서 운율을 창조하는 방법에는 ① 음보의 반복 ② 음절 수의 반복 ③ 음운·음절·낱말의 반복 ④ 통사 구조의 반복 ⑤ 시행·연의 반복 ⑥ 음성 상징어의 반복 등이 있다. 1) 음보의 반복에 의한 운율 형성 음보란 호흡 단위로 구분되는 운율의 덩어리를 말하는데, 이 음보의 단위가 모여 행(行)을 이루게 된다. 우리 시가는 주로 3음보와 4음보를 중심으로 한 음보 단위의 반복적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① 고려가요 <가시리>의 경우 가시리 / 가시리 / 잇고 // 바리고 / 가시리 / 잇고 → ( 3 )음보 ② 가사 <상춘곡>의 경우 紅塵에 / 뭇친 분네 / 이내 生涯 / 엇더한고 // 녯사람 / 風流를 / 미찰가 /못 미찰가 → ( 4 )음보 율격 ③ 김소월의 <진달래꽃>의 경우 나 보기가 /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죽어도 / 아니 눈물 / 흘리오리다 → ( 3 )음보 율격 2) 음절 수의 반복에 의한 운율 형성 고전 시가에서 3·4조 또는 4·4조(시조와 가사)의 음수율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려 속요에서는 3·3·2조의 음수율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현대시에서는 7·5조의 음수율이 부분적으로 유형화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우리 시가는 음수율보다는 음보율의 개념으로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① 정철의 <관동별곡>의 경우 江湖애 / 病이 깁퍼 // 竹林에 / 누엇더니 → (3·4)조 ② 고려속요 <청산별곡>의 경우 살어리 / 살어리 / 랏다 // 청산에 / 살어리 / 랏다 → (3·3·2)조 ③ 김동환의 <산 너머 남촌에는>의 경우 산 너머 / 남촌에는 / 누가 살길래 //해마다 / 봄바람이 / 남으로 오네 → (7·5)조 3) 동일 음운, 동일 음절, 동일 낱말의 반복에 의한 운율 형성 반복되는 위치에 따라 두운, 요운, 각운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우리 시문학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종결 어미를 선택하여 각운의 효과를 보여 주는 경우가 있고, 드물게 두운이 나타나기도 한다. ① 동일 음운의 반복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 첫음절 종성에서 ('ㄹ'의 반복) ② 동일 음절의 반복 산은 / 구강산 / 보랏빛 석산 → ('산'의 반복) ③ 동일 낱말의 반복 거울속에는소리가 없소 ……//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 ('거울'이라는 낱말의 반복) 4) 동일 통사 구조의 반복에 의한 운율의 형성 동일한 문장 구조를 반복 배치함으로써 운율적 인상과 의미의 강조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방법이다. ①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 별 하나에 쓸쓸함과 / 별 하나에 동경과 / 별 하나에 시와 /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동주, <별 헤는 밤>에서 ② 해야 / 솟아라 해야 / 솟아라 말갛게 / 씻은 얼굴 고운 / 해야 / 솟아라 박두진, <해>에서 5) 동일 시행이나 연의 반복에 의한 운율의 형성 동일한 내용의 시행을 반복하거나 동일 내용의 연을 반복하므로써 주제를 강조하는 한편 운율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①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정지용, <향수>에서 → 동일한 시행이 전 5연의 매 연마다 반복된다. ②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박목월, <나그네>에서 → 동일한 연이 2연과 5연에 반복된다. 6) 음성 상징어의 반복에 의한 운율의 형성 우리말에 발달되어 있는 음성 상징어의 활용을 통해서도 운율을 창조할 수 있다. ① 층암 절벽상의 폭포수는 콸콸, 수정렴 드리운 듯 이 골 물이 수루루루룩, 저 골 물이 솰솰. <유산가>에서 ② 금잔디 사이 할미꽃도 피었고, 삐이 삐이 배 뱃종! 뱃종! 멧새들도 우는데
박두진, <묘지송>에서 < 요약 정리 > □ 운 율 1. 운율의 개념 소리의 일정한 규칙적 질서. 운과 율로 구분된다. 1) 운 :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음이나 모음의 규칙적 반복 → 두운ㆍ요운ㆍ각운 등 한시의 압운법 예) 물구슬의 봄 새벽 아득한 길 하늘이며 들 사이에 넓은 숲 젖은 향기 불긋한 잎 위의 길 실그물의 바람 비쳐 젖은 숲 여기서 각은은 길과 숲이다. 2) 율 : 음의 고저ㆍ장단ㆍ강약 등의 주기적 반복 → 영시의 강약률, 한시의 성조율 * 한국 시가의 율격 기준은 시간적 등장성에 기초한 음보율이 중심을 이룬다. 2. 운율의 요소 1) 동일 음운의 반복 (1) 자음 반복 예) 갈래 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김소월 , 길> → 'ㄱ'의 반복 얄리 얄리 얄아셩 얄라리 얄랴 <청산별곡> → 'ㄹ'의 반복 푸름 속에 펄럭이는 피깃발의 외침 < 박두진, 3월1일의 하늘> → 'ㅍ'의 반복 (2) 모음 반복 예) 영변에 약산 진달래꼿 <김소월, 진달래꽃> 'ㅕ,ㅏ'의 반복 오늘 하루 고요히 봄길 위에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 'ㅗ'의 반복 2) 동일 음절의 반복 예) 일편단심 굳은 마을/ 일부종사 뜻이오니 일개 형벌 치옵신들/ 일 년이 다 못 가서/ 일각인들 변하리까? <춘향전> → 일종의 두운 3) 일정한 음절 수의 반복 음수율이라고 하는 것으로 한시(5언, 7언), 우리의 시조ㆍ가사ㆍ창가의 3ㆍ4조, 4ㆍ4조, 7ㆍ5조 등이 이에 속하나, 우리 시의 경우 음보율에 대한 설명이 바람직하다. 예)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 바람이/ 남으로 오네.// <김동환, 산 너머 남촌에는> 4) 일정한 음보의 반복 ※ 음보율 : 소리의 반복과 시간의 등장성에 근거한 운율 <3음보> 날좀 보소/ 날좀 보소/ 날좀 보소//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날좀 보소//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 주소.// <민요, 밀양 아리랑> 예) 3음보 : 고려 속요, 민요. 격동감, 서민적 <4음보> 시조ㆍ가사ㆍ민요ㆍ안정감, 귀족적 5) 통사 구조의 반복 예) 우리들의 조국은 우리들의 조국 우리들의 겨레는 우리들의 겨레 (박두진의 '3월 1일의 하늘') <주어(관형어+체언)+서술어(관형어+체언)> 살어리 살어리랏다(a), 청산에 살어리랏다(a). 멀위랑 다래랑 먹고(b) 청산에 살어리랏다(a) 나는 왕이로소이다(a). 나는 왕이로소이다.(a)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b), 나는 왕이로소이다.(a) 3. 운율의 종류 1) 외형률 : 반복의 양식이 겉으로 드러난 운율 (1) 압운 : 한시, 영시 등의 두운, 요운, 각운 (2) 음수율 : 3·4조 또는 4·4조 7·5조 등 (3) 음성률 : 소리의 고저, 장단, 강약 등의 주기적 반복 2) 내재율 : 의미와 융합되어 내밀하게 흐르는 정서적, 개정적 운율 □ 시의 갈래 (1) 형식에 따른 갈래 ① 정형시(定型試) : 한시나 시조처럼 일정한 운율적 형식의 제약을 받는 시. 외형률을 주축으로 한다.동양의 정형시는 보통 음수율·음위율·압운(押韻)·음성률(음의 고저장단)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자수율에 의해서 지배되거나 음보율을 지닌 정형시다. 이런 정형시는 각 나라마다 제 나름대로의 언어적 특성이나 양식에 따라 고유한 형식을 갖는 것이 특성이다. 일본의 단가(短歌)는 5.7.5.7.7의 5구 31음의 자수율을 이루고 중국의 시는 절구(絶句)·율시(律詩)·배율(排律) 등의 제약을 받으며 정형시를 이룬다. (서양의 소네트, 근체의 한시, 우리나라의 향가나 시조 등이 해당된다.) ② 자유시(自由詩) : 정형시가 지닌 형식적 제약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형식의 시. 행과 연의 구별이 있고 내재율을 가진 시로 현대시의 주류를 이룬다.(19세기 중엽, 미국의 윌트 휘트먼이 관습에서 탈피한 시를 써서 그 아람다움과 힘을 과시한 이래, 프랑스 상징주의 시와 함께 보편화되었다. 자유시는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모든 현대시의 형태를 말한다. 정형시가 지니는 리듬의 형식을 벗어난 연상률(聯想律)에 뿌리를 둔 시라 할 수 있다. 자유시의 시원을 그리이스나 로마의 산문예술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현대에서는 19세기에 일어난 시의 한 형태로 그 의미를 주고 있다. 19세기의 휘트먼Walt Whitman에서 시작하여, 프랑스의 보들레르 등의 상징주의 시인들에게서 전파되었고, 영국의 홉킨즈의 스프렁 리듬Sprung rhythm을 20세기 자유시의 효시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자유시는 최남선(崔南善)의 신체시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1908년) 이후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한(朱耀翰)의 「불놀이」를 그 형식이나 작품의 문학성으로 보아 자유시의 효시로 삼고 있다. ③ 산문시(散文詩) : 최근에 나타난 형태이고, 자유시보다 형식상 더 자유로워진 시로서 외형상 산문과 다름 없는 시. 내재율을 지니며 연과 행의 구별은 없다. 조지훈의『봉황수』, 정지용의『백록담』등이 이에 속한다.(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 보들레르, 랭보, 말라르케 등에 의해 장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2) 내용에 따른 갈래 ① 서정시(抒情詩) : 개인의 주관적 정서를 표현한 시. 주관시라고도 함. 좁은 의미에서의 서정시란 순수한 감정 체험을 나타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언어의 의미 전달기능보다는 읽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순수시와 깊은 관련이 있다. 고대에서는 서사시나 극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서정시는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확립되어 있지 않았으나 근대에 와서 포우나 보들레르, 말라르메, 발레리 등으로 이어져 오면서 하나의 장르를 형성했다. 서정시는 개인적인 체험에 의해서 씌어진다. 개인적인 체험이란 말을 바꿔 말하면 주관적임을 뜻한다. 시인의 눈을 통하여 관찰되는 사물, 시인의 영감에 의하여 감지되는 순간적인 감정이나 생각들이 하나의 모티브가 되어 나타나는 것이 서정시이다. 워즈워드는 그의 『서정시집(抒情詩集)』의 서문에서 '모든 좋은 시는 강한 감정의 자연발생적 표현이다'라고 했다. 감정의 중요성이 시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말해 주는 말이다. ② 서사시(敍事詩) : 일정한 사건을 서술하는 장편의 서사적 구조의 시. 객관시라고도 함. 유명한 서사시로는 서양의 호머(Homer)의『일리아드』와『오딧세이』등이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김동환의『국경의 밤』등이 있다. 신들이나 영웅들의 일화를 운문체로 장중하고 웅대하게 서술한 장시(長詩)를 서사시라고 한다. 서정시가 주관적인 데 반해 서사시는 객관적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사시를 일컬어 희곡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희곡보다 그 영역이 넓고, 많은 사건을 구성할 수 있으며, 시간상으로는 과거에 속하는 일이나 사건을 다루는 것이 서사시이다. 서사시는 원시적 서사시(primitive epic)와 문학적 서사시(literary epic)로 나누어지기도 한다. - 원시적 서사시는 민족 서사시, 영웅적 서사시란 말로, 문학적 서사시는 창작적 서사시, 예술적 서사시라 일컫기도 한다. 원시적 서사시는 대개 영웅들의 일화나 전설이 구전되어 오다가 마지막에 하나의 서사시 형태로 굳어 버린 것이 많다. 거의가 민족 집단적인 배경 아래서 만들어졌으므로 작자 미상이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이 호머Homer의 『일리아드』와 『오딧세이』라 하겠다. 이들 서사시는 오래도록 전승되어 오던 신화 속에 나오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모은 것이지, 호머의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창작적 독창성이 없다는 게 평론가들의 이야기이다. 중세의 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Das Nibelungen Lied』 『롤랑의 노래LaChanson de Rolund』도 같은 성격의 것이다. 반면 문학적 서사시는 작가가 분명하고, 같은 영웅들의 생애를 읊었다 할지라도 예술 의식이 뚜렷하고 창작성이 깃든 것이라고 하겠다. 밀턴의 『실락원Paradise lost』, 단테의 『신곡Pivina Commedia』, 베르길리우스의 『아에네이스Aeneis』등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서사시의 형성은 12, 13세기에 되었다. 오세문(吳世文)의 『역대가(歷代歌)』, 이규보(李奎報)의 『동명왕(東明王)』, 이승휴(李承休)의 『제왕운기(帝王韻記)』가 모두 이 시대에 창작된 것이다. ③ 극시(劇詩) : 운문으로 표현된 희곡 형태의 시. 세익스피어의 희곡은 대부분 극시로 씌어졌다. 극시는 서정시·서사시와 더불어 시의 3대 장르의 하나이다. 극시란 사전적 의미로 보면 극의 형식을 따오거나 극적인 수법을 사용하여 만든 시이다. 그러므로 극시는 희곡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극시는 무대에서 상연해서 극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하고 글로서 읽기에 적합한 것이 있다. 전자는 시극poetic drama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에 비해 글로서 읽기에 적당한 극시를 일명 Closet drama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대개 너무나 정교한 시적 요소가 강해서 무대에서 상연하기에 곤란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시극이나 극시를 같은 뜻으로 쓰고 있다. 또 우리들에게 극시보다 시극이란 말이 더 자주 쓰이고 친근하다. 극시의 연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극시를 비극·희극·희비극으로 나누고 있다. 그렇다면 고대에 운문으로 쓴 극들이 다 극시라고 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를 시인이라고 부른 것도 그가 운문으로 희곡을 썼기 때문이다. 문학이 운문과 산문으로 갈라지고, 근대에 와서는 산문 위주의 문학이 됨에 따라 극시도 희곡이란 이름으로 바꿔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시극 운동은 「시극동인회(詩劇同人會)」로부터 시작된다. 1963년에 만들어진 동인 단체로서 박용구(朴容九)·고원(高遠)·장호(章湖)·최재복(崔載福)·김정옥(金正鈺)·홍윤숙(洪允淑) 등이 그 중심이 되었다. 이 단체는 시극의 연구 및 창작 공연을 목적으로 삼고 제1회 공연은 장호의 『바다가 없는 항구』를, 그 밖에 무용시나 무대시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기도 했다. (3) 문예 사조에 따른 갈래 ① 낭만시(浪漫詩) : 전통에 대한 반발, 자기 혁신, 자연에 대한 애착, 개인의 자유로운 정서를 중요시한 시. 영국의 워즈워스가 대표적 시인이다. ② 상징시(象徵詩) : 언어가 지닌 모호성, 상징성, 음악성에 깊은 관심을 보인 시로 난해한 시를 낳게 됨. 이 세상의 사물을 아름다운 관념 세계의 희미한 그림자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상징을 통하여 관념 세계의 본질적 미를 파악하려는 시이다. 프랑스의 보들레르의 공감각적 표현과 의미의 배제, 말라르메,베를렌의 음악성에 의한 암시, 랭보의 암시성이 강한 내재율 등이 이러한 성향을 보이는 시이다. ③ 주지시(主知詩) : 냉철한 지성을 바탕으로 해서 씌어진 시. T.S.엘리어트가 대표적 시인이다. ④ 초현실시(超現實詩) : 인간의 내면 세계를 중시하여 자동 기술법을 바탕으로 씌어진 시. 이상의『오감도』등이 이에 속한다. (4) 작품 경향에 따른 갈래 ① 순수시(純粹詩) : 개인의 주관적 정서나 언어의 아름다움에 집착한 시. 우리나라『시문학파』의 시들이 이에 속한다. ② 경향시(목적시) : 특정한 이념이나 목적을 뚜렷이 나타낸 시. 우리나라 경향파,프로문학파의 시들이 이에 속한다. (5) 주제의 내용에 따른 갈래 ① 주정시(主情詩) : 인간의 감정이나 정서를 주된 내용으로 한 시 ② 주지시(主知詩) : 인간의 지적인 면을 주된 내용으로 한 시 ③ 주의시(主意詩) : 인간의 의지적인 측면을 주된 내용으로 한 시 (6) 시대에 따른 갈래 ① 창가(唱歌) : 1896년 독립 신문에 처음 나타난 시형식 ② 신체시(新體詩) : 1908∼1919년 사이에 지어졌던 시 ③ 자유시(自由詩) : 1919년 이후에 지어진 시 □ 시의 언어 (1) 시어의 개념 시의 언어는 시에서 사용되는 언어로 일상어이면서도 일상어 속에 용해 될 수 없는 풍부하고 다양한 정서적 의미와 독자성을 갖는 언어다. (2) 언어의 두 가지 측면 ① 지시적 의미[외연, 사전적 의미, 개념 표시] 사전에 정의된 대로의 말의 일반적 의미, 즉 사회적으로 공인된 비개인적 의미이며 모든 사람에게 같은 뜻으로 파악되는 언어로, 이는 객관적 논술이나 설명에 쓰인다. ② 함축적 의미[내포, 정서 환기] 지시적 의미를 구체적인 문맥 속에서 확대, 심화시킨 언어가 지닌 다의적, 암시적, 상징적인 의미로 독자의 감각적 정서적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글(문학, 광고 등)에 쓰인다. (3) 시어의 특성 ① 시어는 함축적 의미를 지닌다. ② 시어는 운율을 지닌다. ③ 시어는 압축 생략되어야 한다. ④ 시어는 심상, 어조 등의 형성을 중시 한다. ⑤ 시어는 도치, 반복, 점층 등의 방법에 의하여 긴장과 대립의 구조를 갖는다. ⑥ 시어는 자기 목적성을 지닌다. ⑦시적 허용 : 시적 효과를 위하여 어법 어휘 등에 대해 파격이 허용이 된다. <예시 1>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예시 2> 낙엽은 해마다 땅에 쌓였다. 수목의 고향은 하늘 박두진 <수목의 고향> 이러한 시어의 특질을 구체적으로 찾아보면 '모란'은 그 외연적 의미가 단순한 꽃 이름이라기 보다는 함축적이고 내포적인 '희망', '보람', '이상'을 상징하는 화려함의 역설적인 '슬픔'이라는 내포의미로 쓰이고 있다. '모란'을 통해서 잃어버린 설움에 잠기는 삶을, 영랑 자신의 삶의 노래, 즉 정신적 굴절이 창조되어 있다. 이렇게 '모란'은 정서적 분위기를 수반하면서 내포적이고 함축적이다. 또 '수목의 고향은 하늘'도 단순한 사전적 의미의 지시적 언어기능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환정적 언어기능에 의해서 이해될 때만이 감동의 전달을 받게 된다. "수목의 고향은 하늘 / 낙엽은 해마다 땅에 쌓였다." 는 외연적 의미상은 시가 사실 자체가 아니고 시는 창조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시가 사실의 세계가 아님을 이 시에서 만나게 된 것은 '수목'이 '인간'을, '고향'이 '마음(정신)이 향하는 곳'(에덴)을, '낙엽'이 '인간의 육체'를 상상해 낼 수 있게 된다. <예시 3>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고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이 시는 소월의『진달래꽃』의 전문인데, 여기에 씌어져 있는 시어를 보면 그 단어와 작문법이 보통 일상어라든지 과학어와는 판이하게 다름을 보게 된다. 그리고, 시어는 산문문학의 언어와도 또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어, 우선 그 언어만 가지고도 시문학의 특징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예시 4> 겨울 하늘은 어떤 불가사의한 깊이에로 사라져 가고 있는 듯 없는 듯 무한은 무성하던 잎과 열매를 떨어뜨리고 무화과 나무를 나체로 서게 하였는데 그 예민한 가지 끝에 닿을 듯 닿을 듯하는 것이 시일까. 언어는 말을 잃고 잠자는 순간 무한은 미소하며 오는데 무성하던 잎과 열매는 역사의 사건으로 떨어져 나가고 그 예민한 가지 끝에 명멸하는 그것이 시일까. 김춘수 <나목과 시> 김춘수의 시는 대체적으로 존재의 문제를 탐구하는 관념적인 면이 많지만, 그러나 이『나목과 시』에서 보듯이 그렇게 난해한 편은 아니다. 무화과의 예민한 가지 끝에 명멸하는 무한 그것이 곧 시가 아니겠느냐는 시인의 직감과 영원을 바라보는 투시력이 잘 나타나 있고, 언어가 풍기는 철학적인 무드와 존재에 대한 성찰이 엿보인다. <예시 5> 해바라기 밭으로 가려오. 해바라기 밭 해바라기들 새에 서서 나도 해바라기가 되려오. 황금사자 나루 방만한 왕후의 몸매로 진종일 짝소리 없이 삼복의 염천을 노리고 서서 눈부시어 요요히 호접도 못오는 백서! 한점 회의도 감상도 용납치 않는 그 불정스런 의지의 바다의 한 분신이 되려오. 해바라기 밭으로 가려오 해바라기 밭으로 가서 해바라기가 되어 섰으려오. 유치환 <해바라기 밭으로 가려오> 위에 든 시는 의지를 노래한 생명파 시인 청마의 작품이다. 여기에 나타난 언어는 결코 정서적이거나 미화된 언어가 아니고, 오히려 거칠고 관념적이다. 그러나, '해바라기'로 대표되어진 꼿꼿하고 굽힐줄 모르는 의지의 세계가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어 있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언어의 내포성이 살아 있음을 본다. <참고 사항> □ 언어의 유기적 통합체로서의 시 시를 언어 예술 작품이라고 보고, 그 작품의 구조를 연구하는 것을 구조주의적인 시 연구라고 한다. 이때 구조라는 개념은 마치 수학의 집합이란 개념처럼 각 원소들이 전체 집합과의 긴밀한 연관성 내지 유기성을 지닌 것을 가리킨다. 시에는 무수한 언어적 요소들이 존재한다. 음성적인 요소, 구문적 요소, 의미론적 요소 등이 섞여 있다. 그러나 이들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총체적 구조를 이룬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듯 서로 다른 언어적 요소들이 이루는 구조를 파악함으로써 겉으로 드러난 의미 이외에 심층적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 시의 언어에 대하여 이제까지 주로 '시가 어떤 내용을, 또는 어떤 주제를 담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졌는 데 비해서 시의 언어가 어떻게 짜여져 있고, 어떤 구조를 형성하느냐를 살펴봄으로써, 시는 단지 내용이나 주제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언어 구조 자체로서 독자에게 미적인 체험을 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시는 언어로 이루어지는 예술'이라는 견해는 시를 단지 개별적인 문학의 한 분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모든 예술 분야가 그 표현 재료에 있어서 차이를 지니면서도 동일한 예술의 범주에 들 듯이, (예를 들면 조각은 석고나 청동을, 음악은 선율, 리듬, 화성 등을 각각 재료로 하는 차이를 지니지만, 동시에 동일한 예술 분야로 간주되듯이) 우리는 시를 언어를 재로 하는 예술의 한 분야로 볼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때 관심의 대상으로 되는 것은, 어떻게 현실 언어가 짜여져서 한 편의 예술 작품인 시 작품이 이루어지느냐는 것이다.(마치 하나의 흙덩이가 조각품으로 되듯이) 이때 '현실 언더'와 '예술 언어로서의 시어'가 어떻게 차이를 지니는 가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 문학적 형상화(形象化) 형상이란 사람이나 사물의 생긴 모양이나 형태를 말하는데, 문학에서의 형상은 어떤 내용을 언어로써 실감 있는 모습으로 바꾸어 놓은 것을 말한다. '형상'은 '구상 (具象)'이라고도 하는데 이처럼 구체적으로 실감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형상화' 또는 구상화'라 한다. 형상화는 문학을 다른 모든 글과 구별해 주는 기준이 된다. 신문 기사나 철학 논문이 가치 있는 체험을 객관적으로 '전달'함에 비해, 문학은 그러한 체험을 '표현(형상화)'한다. 이 점에서 문학의 언어와 과학의 언어는 차이가 있다. □ 문학 언어의 특질 문학의 언어는 과학 언어와 대조적인 양극을 이루며 일상 언어는 그 중간적인 성격을 띤다. □ 문학 언어와 과학 언어 □ 시적 언어와 일상적 언어 ① 시적 언어 : 주관적·함축적·개인적·간접적 ② 일상적 언어 : 객관적·개념적·비개인적·직접적 □ 시적 언어의 특징 시적 언어는 일상적 언어를 바탕으로 성립되지만 또 일상적 언어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우선 일상적 언어가 어휘의 지시적 의미를 중시하는데 반해 시의 언어는 함축적 의미를 중시한다. 또 시어는 반복되는 소리의 질서에 의한 리듬감을 지니며, 상징적 표현에 의해 하나의 표현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다의성을 지니는 것도 시어만의 특징이다. 그 외 시어만의 특수한 언어 용법으로 시적 진실을 위해 일상적 진실을 파괴하는 사이비 진술의 기법과 시인의 특이한 정감이나 미적 효과를 위하여 일반적 어법에 어긋나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는 시적 허용 등이 있다. □ 시어의 함축적 의미 함축적 의미는 대상을 정확하게 지시하기 위한 것(지시적 의미)이 아니라, 어떤 정서적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용된 언어이며, 지시적 의미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의미를 더 부여한 것이다. 따라서 시어의 함축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어가 그 시에서 더 획득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또 시어의 함축적 의미는 시의 문맥 속에서만 생명력을 가지므로, 시어의 전후 문맥과 시적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정확한 함축적 의미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 지시적 언어 ① 지시적 기능을 가진 언어의 의미 ② 실재하는 사물과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가 1:1 대응 관계를 이루는 언어, 즉 사전적 의미 ③ 과학적 언어가 이에 해당됨 □ 함축적 언어 ① 암시적이고 주관적이며 간접적 의미 ② 대상을 지시함과 함께 정서적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용된 언어 ③ 지시적 의미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의미를 더 획득하는 것으로 시어가 추구하는 의미 (예,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에서 '번지'의 의미-"구획된 땅의 번호"라는 의미에서 "문명, 자연적 삶의 터전"이라는 의미로) < 보충자료 > 1. 시어의 특성 ① 시는 언어 예술이다. - 시는 언어의 의미와 소리의 융합으로 이루어진 언어 예술이다. 시 = 형식(언어) + 내용(정서 - 주요소, 사상 - 종속요소) ② 외연적(外延的) 의미와 내포적(內包的) 의미 - 외연적 의미: 언어의 과학적 쓰임. 사전적이고 직접적이며 객관적인 의미→지시적의미 예) 국화 : [식] 국화과에 딸린, 관상용으로 심는 여러해살이 풀. →국화에 대한 과학적 진술로 객 관적 지식ㆍ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한다. - 내포적 의미 : 언어의 정서적 쓰임. 암시적이고 간접적이며 주관적인 의미→함축적의미 예)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서정주, 「국화 옆에서」> →여기서의 '국화'는 '국화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풀'이라는 의미 외에 '젊은 날의 시련과 방황을 겪고 도달한 생(生)의 원숙한 경지'라는 특수한 시적 의미를 얻고 있다. ③사이비 진술(似而非陳述) : 과학적 진실이나 상식에 어긋나면서도 시적 진실을 표현하는 진술방식으로 '가진술(假陳述)'이라고도 한다. 시적 언어의 주요한 속성이다. 예) 사람이 술을 먹는다.(과학적 진술) → 술이 사람을 먹는다. (사이비 진술) ④ 시적 자유 : 문법 파괴, 신조어 구사, 고어ㆍ사투리 사용 등 규범 문법의 제약에서 벗어난 표현 예)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아십니까?) <신석정,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⑤ 다의성 : 하나의 시어가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상태로 모호성 또는 애매성이라고 함. 이는 시어의 함축적 기능에 연유한다. 예) 산(山)/ 산(山)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김소월, 「산유화」> → '저만치'라는 말은 저기, 저쪽(장소ㆍ거리), 저렇게(상태), 저런 모양(정황) 등의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2. 시어와 기법 1) 반어(反語) : 표현된 것과 표현의 의도가 상반된 진술 방식. 따라서 반어적 표현에는 '말한 것'과 '의미한 것' 사이의 긴장, 대조 혹은 갈등이 담겨 있다. * 긴장 : 시에서 대립되는 요소의 충돌 및 공존에서 오는 관계, 또는 여기에서 느끼는 독자의 정서적 충격 예)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 님을 보내야 하는 극한 슬픔을 반어적으로 표현하였다. 2) 역설(力說) : 겉으로 보면 명백히 모순되고 이치에 닿지 않는 듯한 표현 속에 어떤 진실을 담고 있는 진술 방식이다. 예)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얐습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 떠나간 임이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리라는 희망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였다. 3) 풍자(諷刺) : 웃음을 자아내는 가운데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감추어 두는 기법. 주로 인간의 악덕과 어리석음, 사회 부조리를 비판하려는 목적으로 쓰인다. 예) 냇가의 해오라비 므스 일 셔잇는다 무심한 져 고기를 여어(엿보아) 므삼 하려는다 두어라 한 물에 잇거니 니저신들 엇더리 <신흠의 시조> →겉으로 보기에는 한가로운 이의 고기잡이 정도로 생각할 수 있으나 실은 조선 왕조의 고질적인 당파 싸움을 꼬집은 풍자시다. 4) 언어 유희(言語遊戱) : 다른 의미를 암시하기 위한 말이나, 동음 이의어를 해학적으로 사용하는 것. 즉 말이나 문자를 소재로 한 말장난을 뜻한다. 예) 치정(癡情) 같은 정치가 상식이 병인 양하여 ∼ 현금이 실현하는 현실 앞에서 다달은 낭떠러지 <송욱, '하여지향'> →음절 도치에 의한 언어 유희로 재미와 함께 긴장감을 준다. 예)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도라오기 어려오니, 명월이 만공산 하니 쉬어간들 엇더리. <황진이의 시조> → 동음 이의어에 의한 언어 유희. '벽계수'는 푸른 시냇물이란 뜻이자 당시 종실의 한 사람의 이름이고, '명월'은 밝을 달이자 황진이의 기명이다. 3. 시의 표현 (1) 비유(比喩, metaphor) ① 비유란 말하고자 하는 사물이나 의미를 다른 사물에 빗대어서 표현하는 방법이다. ② 비유에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원관념)과 비유하는 사물(보조 관념)의 상관 관계가 성립된다. 즉 원관념과 보조 관념 사이에 유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유사성이 있어야 한다. ③ 대개의 경우 비유는 표현의 구체성, 직접성, 선명성을 높이는 수단이 되며, 일상어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에서 특히 많이 쓰인다. □ 비유의 종류 ㈀ 직유(直喩) :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처럼', '∼같은', '∼인듯'과 같은 말로 직접 연결시키는 표현 기법→ 유사성 ㈁ 은유(隱喩) :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A=B' 또는 'A=B 이다'로 연결하는 방법→동일성 ㈂ 대유(代喩) :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로 나타내는 표현법 - 환유(換喩) : 사물의 속성 특징으로 그 사물을 대표함. - 제유(提喩) : 사물의 일부분으로 그 사물 전체를 대표함. - 풍유(諷喩) : 원관념을 숨기고 보조 관념만으로 뒤에 숨겨진 본래의 의미를 암시하는 방법. - 의인(擬人) : 인간이 아닌 사물이나 관념에 인격을 부여해서 인간적인 요소를 지니게 하는 표현법. (2) 상징(象徵, Symbol) ① 어느 대상이 다른 대상을 표시하거나, 본래의 고요한 의미 외에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 기법. ② 상징은 의미의 암시성과 다의성을 지닌다. ③ 비유에서는 원관념:보조 관념=1:1의 유추적 관계를 보이지만 상징에서는 1:다수의 다의적 관계이다. □ 상징의 종류 - 관습적 상징(고정적 사회적 제도적 상징) 일정한 세월을 두고 사회적 관습에 의해 공인되고 널리 보편화된 상징 십자가 → 기독교, 비둘기 → 평화 - 개인적 상징(창조적 문화적 상징) 관습적 상징을 시인의 독창적 의미로 변용시켜 문화적 효과를 얻는 상징 윤동주의『십자가』에서 십자가의 의미→윤동주 자신의 희생 정신을 나타냄. ※ 기타 상징의 종류. 1. 자연적 상징 : 자연물이 인간에게 주는 보편적 의미의 상징 - 해→희망, 밤→절망 2. 우의적 상징 : 풍자적 우희적 통로로 상징하는 것 - 빼앗긴 들→일제 치하의 조국 3. 기호적 상징 : 약속에 의해 정해진 것 - 숫자, 문자, 부호, 신호 4. 원형적 상징 : 시대와 공간에 관계없이 신화 이후에 문화에 빈번하게 되풀이 되어 나타나는 상징 - 날개에서의 『방』→단군 신화에 나오는 『동굴』의 원형 상징.
따라서 반어적 표현에는 '말한 것'과 '의미한 것' 사이의 긴장, 대조 혹은 갈등이 담겨 있다. * 긴장 : 시에서 대립되는 요소의 충돌 및 공존에서 오는 관계, 또는 여기에서 느끼는 독자의 정서적 충격 예)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 님을 보내야 하는 극한 슬픔을 반어적으로 표현하였다. 2) 역설(力說) : 겉으로 보면 명백히 모순되고 이치에 닿지 않는 듯한 표현 속에 어떤 진실을 담고 있는 진술 방식이다. 예)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얐습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 떠나간 임이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리라는 희망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였다. 3) 풍자(諷刺) : 웃음을 자아내는 가운데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감추어 두는 기법. 주로 인간의 악덕과 어리석음, 사회 부조리를 비판하려는 목적으로 쓰인다. 예) 냇가의 해오라비 므스 일 셔잇는다 무심한 져 고기를 여어(엿보아) 므삼 하려는다 두어라 한 물에 잇거니 니저신들 엇더리 <신흠의 시조> →겉으로 보기에는 한가로운 이의 고기잡이 정도로 생각할 수 있으나 실은 조선 왕조의 고질적인 당파 싸움을 꼬집은 풍자시다. 4) 언어 유희(言語遊戱) : 다른 의미를 암시하기 위한 말이나, 동음 이의어를 해학적으로 사용하는 것. 즉 말이나 문자를 소재로 한 말장난을 뜻한다. 예) 치정(癡情) 같은 정치가 상식이 병인 양하여 ∼ 현금이 실현하는 현실 앞에서 다달은 낭떠러지 <송욱, '하여지향'> →음절 도치에 의한 언어 유희로 재미와 함께 긴장감을 준다. 예)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도라오기 어려오니, 명월이 만공산 하니 쉬어간들 엇더리. <황진이의 시조> → 동음 이의어에 의한 언어 유희. '벽계수'는 푸른 시냇물이란 뜻이자 당시 종실의 한 사람의 이름이고, '명월'은 밝을 달이자 황진이의 기명이다. 3. 시의 표현 (1) 비유(比喩, metaphor) ① 비유란 말하고자 하는 사물이나 의미를 다른 사물에 빗대어서 표현하는 방법이다. ② 비유에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원관념)과 비유하는 사물(보조 관념)의 상관 관계가 성립된다. 즉 원관념과 보조 관념 사이에 유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유사성이 있어야 한다. ③ 대개의 경우 비유는 표현의 구체성, 직접성, 선명성을 높이는 수단이 되며, 일상어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에서 특히 많이 쓰인다. □ 비유의 종류 ㈀ 직유(直喩) :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처럼', '∼같은', '∼인듯'과 같은 말로 직접 연결시키는 표현 기법→ 유사성 ㈁ 은유(隱喩) :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A=B' 또는 'A=B 이다'로 연결하는 방법→동일성 ㈂ 대유(代喩) :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로 나타내는 표현법 - 환유(換喩) : 사물의 속성 특징으로 그 사물을 대표함. - 제유(提喩) : 사물의 일부분으로 그 사물 전체를 대표함. - 풍유(諷喩) : 원관념을 숨기고 보조 관념만으로 뒤에 숨겨진 본래의 의미를 암시하는 방법. - 의인(擬人) : 인간이 아닌 사물이나 관념에 인격을 부여해서 인간적인 요소를 지니게 하는 표현법. (2) 상징(象徵, Symbol) ① 어느 대상이 다른 대상을 표시하거나, 본래의 고요한 의미 외에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 기법. ② 상징은 의미의 암시성과 다의성을 지닌다. ③ 비유에서는 원관념:보조 관념=1:1의 유추적 관계를 보이지만 상징에서는 1:다수의 다의적 관계이다. □ 상징의 종류 - 관습적 상징(고정적 사회적 제도적 상징) 일정한 세월을 두고 사회적 관습에 의해 공인되고 널리 보편화된 상징 십자가 → 기독교, 비둘기 → 평화 - 개인적 상징(창조적 문화적 상징) 관습적 상징을 시인의 독창적 의미로 변용시켜 문화적 효과를 얻는 상징 윤동주의『십자가』에서 십자가의 의미→윤동주 자신의 희생 정신을 나타냄. ※ 기타 상징의 종류. 1. 자연적 상징 : 자연물이 인간에게 주는 보편적 의미의 상징 - 해→희망, 밤→절망 2. 우의적 상징 : 풍자적 우희적 통로로 상징하는 것 - 빼앗긴 들→일제 치하의 조국 3. 기호적 상징 : 약속에 의해 정해진 것 - 숫자, 문자, 부호, 신호 4. 원형적 상징 : 시대와 공간에 관계없이 신화 이후에 문화에 빈번하게 되풀이 되어 나타나는 상징 - 날개에서의 『방』→단군 신화에 나오는 『동굴』의 원형 상징. <보충 자료> □ 상징과 은유의 차이점 은유는 두 대상간의 유사성을 통한 유추적 결합을 추구하는 데 반하여 상징은 상관성이 먼 상징어를 연결함으로써 의미가 확대, 심화되는 언어 사용의 방법이다. □ 비유와 상징의 차이 비유와 상징은 근본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다. 비유는 그 구조가 아무리 복잡한 것일지라도 궁극적으로는 원관념에 해당하는 뜻의 파악이 가능하나, 상징은 원칙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 이것은 비유가 원관념과 보조관념간에 1:1의 대응 관계를 지니지만 상징은 보조 관념이 여러 가지 원관념으로 쓰일 수 있는 다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솜이불을 덮고 선 겨울 나무'라는 표현에서 솜이불의 원관념은 '눈[雪]'이 분명하므로 이것은 비유적 표현이다. 하지만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의 '님'은 연인이나 조국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 상징 ① 암시적, 다의적이다 ② 한 편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③ 상징 의미가 상징 뒤에 숨어 있다. □ 은유 ① 비교, 유추적이다. ② 한 편의 작품에서 1회적으로 나타난다. ③ 원관념과 보조 관념의 관계가 명확하다. □ 직유 <예시1> 직유와 은유의 차이는 비유의 효과적인 차이이다. 따라서, 시밀리가 축적된 것이 메타퍼이고, 그와 반대로 메타퍼가 부연된 것이 시밀리라고 말할 수 있다. 시밀리가 두 사물을 직접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메타퍼는 두 사물중 하나를 다른 것과 순간적으로 동일시하거나, 한 사물을 통해서 말하거나 하는 것이다. <예시 2>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변영로 <논개> 이 시는 전적으로 직유에 의하여 이루어진 시로서 분노와 종교, 정열과 사랑, 강낭콩 꽃과 푸른 물결, 양귀비 꽃과 붉은 마음 등이 모두 유사한 것으로 비교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유는 매우 쉽고 독자들이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경우지만, 현대의 어려운 시에서는 원관념과 보조 관념의 관계가 불분명하고 비논리적 이어서 어리둥절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너무 작위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비유는 기발은 할지언정 결코 좋은 비유라고 하기는 어렵다. <예시 3> 그러면 갑시다. 그대와 나는 저녁이 하늘을 향해 퍼져가고 있으니 마치 수술대 위에 마취된 환자처럼. T.S.Eliot <프루프록의 연가> 여기에서는 저녁과 마취된 환자를 비교하고 있는 직유의 기법을 쓰고 있지만, 저녁(evening)과 환자(patient)가 어떻게 해서 유사성을 지니는지 독자들은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저녁의 어두움이 퍼져가고 있는 모습은 곧 마취되어 몽롱해지는 환자의 의식과 비슷함을 알게 될 때, 비로소 엘리어트가 쓴 비유의 참뜻을 이해하게 된다. 현대시의 이미지나 비유가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시 4> 직유는 그 형태에 따라서 단일직유(simple simile)와 확충직유(enlarged simile or expanded simile)의 둘로 나누는데, - 전자는 단어 사이의 비교이고 - 후자는 문장이나 구절 사이의 비교이다. 앞에 인용한 『논개』에서 씌여진 비유라든지 서정주의 『문둥이』에는 단일 직유가 나타나 있다.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서정주 <문둥이> 특히 '꽃처럼 붉은 울음'은 공감각적 이미지가 나타난 직유로서 매우 독창적이다. 다음의 영랑시는 확충직유의 한 예이다. <예시 5>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같이 풀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르는 부끄럼 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 같이> □ 은유 은유의 구조적 특질은 다음과 같다. <예시 6> 이는 먼 해와 달의 속삭임 비밀한 울음 한 번만의 어느 날의 아픈 피 흘림 먼 별에서 별에로의 길 섶 위에 떨궈진 다시는 못 돌이킬 엇갈림의 핏방울 커질듯 보드라운 황홀한 한 떨기의 아름다운 정적. 펼치며 일렁이는 사랑의 호심아. 박두진 <꽃> 이 시에서 시인이 표현하고자 한 원관념은 꽃이다. 그 꽃은 여러가지 다양한 사물에 바로 맺어져 있다. 그리하여 시적인 긴장을 고조시킴과 동시에 의미의 함축성도 높여주고 있다. 원관념인 꽃은 모호하고 불확실한 꽃의 개념이지만, 이것이 '속삭임', '울음', '피흘림', '핏방울', '정적', '호심' 등 상대적으로 구체적이고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여러 개의 보조관념과 동일성을 근거로 결합되어져 있다. 그러나, 꽃과 이상의 보조관념들은 내부 관계의 공통성의 불일치를 가져와 정적 은유를 형성한다. 未堂시의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처럼 외형상의 유사나 동일성보다는 정신적이고 정서적이며 가치적인 동일성이다. 이렇게 시에 있어서 은유는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의 동일성이 희박할수록 좋은 시가 된다. 현대시는 두 사물 사이의 유사성이 없이 이질적인 사물과 결합시키는 경향이 더욱 시의 성과를 얻는다. 현대시의 특징이 바로 은유의 독창적인 사용에 있음을 생각할 때 시에 있어서 은유의 비중은 크다. <예시 7>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눈이 나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여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나리면 먼 곳의 여인의 옷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김광균 <설야> 이 시에서 눈은 '그리운 소식' '여인의 옷벗는 소리' '추억의 조각' 등으로 정적인 은유가 된다. <예시 8> 은행나무 그늘엔 노오란 音符들이 떨어진다. 은행 잎파리들에다 내 귀여운 語彙들을 적어 본다 적어 놓은 어휘들은 제법 노오란 발음을 한다. 양명문 <은행나무 흠조> 원관념 은행잎은 보조관념인 '노오란 音符'로, '제법 노오란 발음'은 공감각으로 표현되어 복합은유(mixed metaphor)로 구성되어 있다.
<예시 9> 광화문은 한 채의 소슬한 종교. 서정주 <광화문> 바다는 대낮에 등불을 켜고 추억의 꽃물결 우에 소북이 지다. 김광균 <풍경>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예시 10>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玉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燭불이요. 그대 저 門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에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落葉이요. 잠깐 그대의 뜯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 같이, 외로이 그네를 떠나리다. 김동명 <내 마음은>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도 그림자 지는 곳. 김광섭 <마음> 위에 든 시들은 단순한 은유가 나타나 있는 비교적 성공한 작품이다. 따라서 '내 마음은 호수요' '내마음은 燭불이요'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등의 은유에서 '내 마음'이라는 원관념과 '호수', '燭불', '나그네','낙엽', '물결'이라는 보조관념은 분명하게 나타나 있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시 11> 鳥籠도 없이 原罪의 噴水가 넘치는 입에서 한 마리 두 마리 띄워 보낸 <새>다. <새>들은 울지도 않는다. 시간은 앞에 서서 달음박질하고 <새>는 항상 시간의 뒤안에서 나고 있다가는 파다닥 파다닥 날개쭉지를 뒤채기고는 시간 위에 머리 박고 죽어가는 <새>다. 신기선 <탄식> 이 시에는 '새'라는 보조관념이 여러 가지로 나타나 있지만 원관념은 없어서 매우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탄식』이라는 시제목이 곧 원관념인 것을 알게 되고, 구체적으로 그 『탄식』이 무늬 놓는 이미지를 깨닫게 된다. □ 의인법(personification) - 활유 사물이나 사람이 아닌 생물에서 사람과 같은 성질을 부여해서 표현하는 비유로서, 활유라고도 부른다. 예로부터 많이 쓰던 이 수사법은 메타포(metaphor)의 한 변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즉, '성난 파도', '시냇물이 소근댄다', '구름이 달린다'등 자연물을 인간화해서 그 성질과 동작을 표현하는 이러한 의인법은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서 씌어지고 있다. 우리의 조선소설 중에는『장끼전』,『별주부전』,『서동지전』과 같이 전체가 의인법으로 되어진 작품들이 있다. 시에 있어서도 이 의인법은 널리 씌어지고 있다. <예시 12>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넛은 수녀보다도 더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너의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김동오 <파초> 동명의 파초는 김현승의『푸라타나스』, 이육사의『광야』와 더불어 의인법을 써서 성공한 대표적인 시다. 그밖에도 시 속에 부분적으로 의인법이 씌어진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이상의 시에서 <예시 13> 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滅해간다. 食口야封한窓戶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 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鍼처럼月光이묻었다. 우리집이앓나보다. 그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 壽命을헐어서典當잡히나보다. 나는그냥門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여달렸다. 門을열려고안열리는門을열려고 이상 <가정> 라고 한 것은 띄어쓰기를 전혀 안한 시로 '밤이 사나운 꾸지람으로 나를 졸른다'라든지 '우리 집이 앓나보다' 등은 곧 의인법으로 수식되어 있는 시구이다 다음의 시도 활유법을 적절히 구사하고 있다. <예시 14> 먹구름이 몰고온 여름에 수많은 이야기들이 들판으로 모여 든다. 할아버지 수염을 달고 익어가는 옥수수가 치마폭에 감싸여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알맹이 하나 하나에 이쁘디 이쁜 개구장이 꼬마들이 웃음소리가 가득차 있다. 신나는 것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멋진 노래가 되어 입안 가득히 살아져 내리는 것이다. 여름이 오면 멋진 하모니카를 신나게 불고 싶어진다. 용혜원 <옥수수> '이야기들' '옥수수'를 의인화하여, 동심에 어린 생활의 서정이 옥수수에 이입되어 해학미를 더하고 있다. □ 인유(引喩, allusion) 인유라는 것은 고대의 신화, 전설이라든지 고전, 역사, 성서, 고사 등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 스토리, 시구 등을 인용하여 쓰는 비유를 말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이 인유는 널리 씌어진 표현법으로서 동양에서 고대 중국의 문헌이라든지 서양에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 및 성경 등은 시와 산문을 통털어서 널리 사용되어 왔다. <예시 15>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漢拏에서 白頭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위 시 중 첫 연의 '4월'은 4 19학생혁명을 비유한 것이고, 둘째 연의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은 민중의 자각이 봉기했던 동학혁명의 함성을 뜻하며, 세째 연의 '아사달 아사녀'는 신라 시대에 불국사의 무영탑을 조각하느라고 비연을 감수한 석수와 그 아내를 두고 말한 인유이고, '한라에서 백두'는 한반도 3천리강산을, '쇠붙이'는 모든 무기를 말한 대유이다. 신동엽은 특히『진달래 산천』을 노래하고, 평화를 추구한 레지스탕스 시인이었다. □ 성유(聲喩) 의성어(onomatopoeia)라든지 의태어는 곧 음성을 되풀이 하여 효과를 내는 표현법이다. 전자는 자연이나 인간의 소리 등을 흉내내어 표현한 것이고, 후자는 사물의 모습이나 태도 등을 흉내내어 적는 표현법이다. <예시 16>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골어 흰 구름 걷는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너멋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 박두진 <청산도> 박두진의『청산도』라든지 『해』에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많이 씌어졌다. □ 상징 비유(은유)와 비교해서 말하면 상징은 원관념을 떼어 버리고 보조관념만 남아 있는 형태이다. <예시 17> 사과 한 알이 떨어졌다. 지구는 부셔질 그런 정도로 아팠다. 이내 어떤 정신도 발아하지 않았다. '사과'는 도입해온 보조관념이다. 원관념도 쉽게 알 수 없다. 그러나 상상력을 통해서 사과의 의미는 '죽음'을 암시할 뿐이다. '떨어지다' '부서지다' '움트지 않음' '아픔'은 다 죽음에 가까운 의미를 지닌 동일성이다. 그래서 원관념의 '최후'인 죽음은 표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감춰져 있을 뿐이다. 상징의 본질적 성격으로서 동일성을 든다. <예시 18> 눈은 살아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김수영 <눈> 눈이 살아있다는 생명을 느낀다. 눈과 기침의 내부관계는 공통성의 일치를 찾지 못한다. 다만 상상력으로 '눈'과 '기침'은 상징으로서, 이 감각적 이미지는 순결과 진실성이라는 관념과 밀착된 상징이다. 3연의 눈의 생명성은 이 순결의 생명성이며 기침을 하는 행위는 화자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는 진실성의 관념과 밀착되어 있다. <예시 19>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서정주 <문둥이> 이 시에서 '문둥이'는 시인 자신의 정신적 고뇌 자학을 상징하며 그것은 이 시의 문맥 속에서만 의의를 지닌 개인적 상징이다. <예시 20>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 <풀> 이 시의 리듬은 상징의 암시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소리의 신비감으로써 무엇인가를 우리의 영혼에 공명케 하려는 것이 상징주의 순수시가 노린 상징의 기능이라면, 이 시의 리듬이 이미지와 결합되어 시인이 전달하고자 한 관념을 노출시키지 않고 상징의 암시성을 효과적이게 한다. '풀'이 지닌 드러냄은 감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조화는 리듬이 빠른 템포로 흐르면서 주술성의 어떤 오묘한 맛을 내고 있는 데서 발생한다. 특히 풀이 바람보다 빨리 눕고 울고 일어난다는 반복되는 논리적 모순과 융합되어 이 시의 리듬은 주술성을 느낀다. 이 주술의 리듬 속에 풀은 민중을 감추고 바람은 그 민중이 살고 있는 실존적 상황을 감추고 있는 상징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바람과 대비된 풀의 동작에서 민중의 끈질기고 활발한 삶의 양식만을 시인과 독자가 다같이 관심을 두었다면 이 시도 영락없이 드러남의 알레고리시가 되었거나 단순한 알레고리로서만 수용되었을 것이다. '풀'을 삶의 움직임의 과정을 보여주는 '상징동력'으로 느끼게 한 것은 주술적 리듬, 음악적 성격의 개입으로 드러남과 감춤의 조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예시 21> 만물은 흔들리면서 흔들리는 만큼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있는 잎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만의 잎은 제각기 잎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들판의 고독, 들판의 고통 그리고 들판의 말똥도 다른 곳에서 각각 자기와 만나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들에 가서 비로소 깨닫는 그것 우리도 늘 흔들리고 있음을 오규원 <만물은 흔들리면서> '만물의 흔들림'은 상징이다. 역동적 이미지는 "잎은 흔들려서" "바람은 오늘도 분다" "우리도 늘 흔들리고 있음을" 등 여러 장면과 결합되어서 작품 전체를 지배한다. 곧 '흔들림'의 역동성은 작품 전체를 확산, 생의 여러 감각을 일깨운 상징이다. □ 상징과 은유 - 은유는 두 대상간의 유사성을 통한 유추적 결합을 추구하는 데 반하여 - 상징은 상관성이 먼 상징어를 연결함으로써 의미가 확대, 심화되는 언어 사용의 방법이다. (3) 현대시의 표현 기교 ① 반어(反語, irony) : 작가가 의도와는 전혀 다른 표현을 하여 날카로운 멋과 예리한 감각을 발휘하는 기법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반어적 구조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하였다. ② 역설(逆說, paradox) : 본질적으로는 참이나 외견상으로는 모순, 충돌되는 진술 형태, 모순되는 사물이나 관념을 연결하여 경이감, 신선감을 주는 기법. 모순 어법, 모순 형용의 표현 등이 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얐습니다 - 모순어법, 찬란한 슬픔의 봄 - 모순 형용 ③ 자동 기술법 : 인간 내면의 깊은 생각, 관념을 아무런 제재없이 의식의 흐름에 따라 표출시키는 것이 인간의 진실에 가장 가까운 길이라 믿고 꿈을 꾸는 자가 그 순간 그대로 스스로의 내면 세계를 표출하듯이 무의식의 세계를 기술하는 기법이다. □ 시의 심상 (이미지, image) (1) 심상(image)의 개념 시에 있어서의 '이미지[心象]'란 언어를 통해 표현된 구체적 형상이나 그와 관련되는 추상적인 관념들을 말한다. 즉 시적 언어를 통해 어떤 형상이 우리의 머리 속에 그려질 수 있으며, 나아가 그 형상과 관련된 여러 가지 관념이 함께 연상될 수도 있다. 이러한 구체적 형상 또는 그와 관련된 추상적 관념들이 바로 시에서 '이미지'라고 불리는 것이다. - 연상되는 감각적 인상 → 감각적 이미지 - 연상되는 추상적 관념 → 상징적 이미지 감각적·직관적으로 주어지는 구체적인 상(象). 반드시 오관(五官)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지각되지 않더라도 뇌리에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는 것이면 된다. 개념적 사고에 의하여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감각적·직관적인 존재이어야 한다. 예컨대 삼각형의 형상은 그려져 있는 삼각형의 그림 그 자체이어야 하며, ‘ 평행하지 않는 세 개의 직선에 의하여 둘러싸인 도형’ 등의 개념적 설명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형상은 예술을 성립시키는 데 기초가 되는 것이며, 의도적으로 미적 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형상이라는 말은 특히 수사학적 용어로서 좁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내용이 표현에 의하여 생생하게 감각화된 것을 가리킨다. 상징(象徵)은 단순한 수사보다 더 깊은 의의를 가지고 있는 예술적 표현방식이며, 어떤 감각적 대상으로 그 본래의 의미 뒤에 암시되어 있는 더 깊고 큰 내용을 구상화하는 점에서는 역시 일종의 형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① '그리고 나의 작은 冥想의 새 새끼들이 지금도 저 푸른 하늘에서 날고 있지 않습니까?' ⇒ '새 새끼'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통해, 관념적 존재인 '명상'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말하자면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인 '명상'을 '새 새끼'라는 구체적 형상으로 비유한 것이다. 이런 구체적 형상이 바로 이미지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관념'을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하였다. ② 김상옥의 시조 '사향'에서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이란 구절 ⇒ 이 구절은 시적 자아의 정서를 직접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체험 속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사물의 형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것은 순수한 지적 작용도 아니고, 관념이나 정서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형상이며, 그 형상에 의한 정서의 표출이다. 이와 같은 것을 이미지라고 한다. (2) 심상의 기능. 이미지는 독자에게 감각적 인상을 불러일으켜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사물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며, 사물의 인상과 영상을 더욱 뚜렷이 하는 기능을 한다. - N. Frye는 심상이 제재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독자의 내면 세계를 자극하며, 독자의 반응을 유도하여 시를 정서와 연결시켜 주는 구실을 한다고 보았다. - C. Day Lewis는 심상이 일상적인 언어를 통해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미를 빚어 내게 하고, 시어에 탄력감과 긴축미를 부여하여 강렬성을 가져오며, 정서를 환기시키는 구실을 한다고 설명했다. ① 표현의 구체성을 높인다. ② 표현의 독창성을 살린다. ③ 정서 환기의 장치가 된다. ④ 주제를 추적하는 지표가 된다. ⑤ 경험을 구체적으로 재생한다. ⑥ 감각적 인상을 재현한다. ⑦ 추상적 관념을 구체화한다. < 보충 자료 > □ 이미지의 기능 ① 구체성 : 추상적 관념을 구체적 언어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 여인은 아름답다』는 개념적 서술보다는『그 여인은 아침 이슬을 머금은 한송이 백합이었다』(은유에 의한 이미지)는 표현이 더 구체적이다. ② 함축성 : 여러 가지 의미와 느낌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준다.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이라는 시구에서 모란이 떨어짐은 보람의 상실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③ 직접성 : 감각적 경험과 구체적 사물을 나타내는 언어로써 이루어진 이미지는 뚜렷하고 직접적인 인상을 준다 (3) 심상의 종류 심상은 묘사적 심상과 비유적 심상으로 나뉘기도 하고, 감각적 심상, 상징적 심상으로 나뉘기도 한다. 이미지는 마음 속에 재생, 제시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감각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우리에게 친근한 것은 감각적 심상이다. 감각적 심상에는 시각적, 청각적, 미각적, 후각적, 근육 감각적, 역동적, 색채적 심상과 이들 심상들이 섞여서 시적 효과를 보여 주는 공감각적 심상이 있다. □ 감각적 이미지 이미지의 기본적 기능은 감각적 체험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미지란 말이 던져 주는 세속적인 의미 때문에 우리는 흔히 시각과 관련된 표현 또는 인상만을 이미지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이미지는 모든 종류의 감각과 관련된다. 주로 시각, 청각이 중심이 되지만 후각, 미각, 촉각 등이 있고, 심지어는 무게 감각, 운동 감각(대상의 움직임의 지각), 기관 감각(고동, 맥박, 호흡, 소화 따위의 지각), 근육 감각(근육의 긴장의 자각) 등도 이미지로 제시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통틀어 감각적 이미지라고 부른다. ① 시각적 심상 : 시각적인 감각 형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심상으로 독자들의 심리적 체험 속에 회화적 인상을 부각시키고 시 전체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 모양, 색채, 명암, 움직임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 김광균, <외인촌>에서 비는 하이얀 진주 목걸이를 사랑한다. ― 장만영, <비>에서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 신석정, <그 먼 나라를∼> ② 청각적 심상 : 청각적인 감각 현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심상으로 때로는 음성 상징어를 활용해서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 소리, 음성, 음향 접동 / 접동 / 아우래비 접동 ― 김소월, <접동새>에서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 이완영, <조국>에서 머리맡에 찬물을 솨아 퍼붓고는 ― 김동환, <북청 물장수>에서 ③ 후각적·미각적 심상 : 이 두 심상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맛과 냄새가 대체로 혼합되어 감지되기 때문이다. ⇒ 냄새, 향기 강한 향기로 흐르는 코피 ― 서정주, <대낮>에서 물새알은 간간하고 짭조름한 미역 냄새 ― 김소월, <물새알 산새알>에서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 김상옥, <사향>에서 ④ ~촉각적 심상 : 피부 감각적 심상과 전신 감각적 심상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촉각적 심상은 신체의 부분들과 결합되어 근육 감각적 심상을 형성하기도 한다.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 김종길, <성탄제>에서 ⑤ 역동적 심상 : 역동적 심상은 격렬한 시어와 동작적인 용언을 활용함으로써 제시된다. 푸름 속에 펄럭이는 피깃발의 외침 ―박두진, <3월 1일의 하늘>에서 ⑥ 공감각적 심상 : 감각적 이미지를 가장 이상적으로 창조하는 것으로 공감각적 이미지가 있다. 이것은 한 종류의 감각을 다른 종류의 감각으로 전이시켜 표현하는 것이다. 공감각적 이미지는 감각적 인상을 개성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다. ⇒ 감각의 전이 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다. ― 김광균, <외인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