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이야기

 

산은 내게로 오지 않고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나를 오라 손짓합니다.일상생활에 찌든 마음을 훌훌 털어 버리고 치유하러 도심을 벗어나 산을 찾아 그 속으로 들어갑니다.

산 정산을 올라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둘레길을 따라 올라가기도 하고 때론 바위능선을 타고 올라가기도 합니다. 저도 때론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산의 정기를 받고자 산을 찾아갑니다.학창 시절 내장산 입장료가 없어 친구들과 사슴목장 쪽으로 올라 서래봉과 불출봉을 지나 내장사 대웅전으로 다녔던 흔적이 산 어딘가에 바람의 발자국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네 번째 시집에서는 내장산을 주제로 연작시를 썼습니다. 내장산은 노령산맥 줄기 따라 정읍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내장산의 특징인 서래봉은 이 빠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동학년 가난한 농민의 움츠린 모습으로 자리한 서래봉을 어렸을 때부터 바라보며 자랐습니다.정상에 올라 호남의 곡창지인 배들 평야를 바라보면 동학의 발상지인 붉은 땅 황토현이 보입니다.120년 전 농민 봉기로 세상을 바꿔보자 외쳤던 곳이기도 합니다.또 임진왜란 때 내장산 용굴에 조선 실록을 보관하였던 곳이기도 합니다.

내장산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데 인간은 문명의 그림자 따라 급변하고 있습니다.지금도 도심의 발달로 잃어가는 것이 많습니다. 그 아쉬움을 글로나마 위로하고자 시집으로 알차게 엮어보았습니다.

 

201891

동학의 발상지 황토현에서

德泉 최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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