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교정

                 

                         최 신 림

 

오월의 아카시아 향기

풋풋한 청볼 웃자람

구불거리는 오솔길 걸으며

조용한 오후의 행복 누려봅니다.

플라타너스 흔들리는

손바닥보다 넓은 부채 햇살

사이사이 비집고 재잘거림 내려앉는

동심 속으로 숨은 초등학교 동무들

돌담 개울 따라 산 너울로 흘러

그리운 소식 꺼내 물고 찾아온 산 까치

해맑은 부리로 콕 찍어

회색 도심에 물들어 변해가는 갸름한 얼굴

연한 나비 날개 가물거리는 교정에

철부지 옛이야기로 부려놓습니다.

길마중  떠난  운동장

대여섯 어린아이 뛰노는 모습

왁자지껄 하던 어린 날 찾을 수 없고

눅눅한 그리움

해거름 녘 측백나무에

섭섭한 물이끼로 촉촉하게 흘러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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