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궁틸

         

                                    최 신 림

 

천장사여

오른손에 든 그 칼로 내 두 눈 뽑아

흰머리 독수리에게 던져다오

폐허의 거리에서 선 보고도

행하지 못한 실명한 두 눈

흰머리 독수리여

하늘 높이 올라 선한 눈으로

세상 보도록 하여 주소서

 

천장사여

오른손에 든 칼로 내 혀 잘라

흰머리 독수리에게 던져다오

사악한 혀로 진실 보고도

거짓의 이야기로 살아왔지

흰머리 독수리여

하늘 높이 올라 진실의 말

할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천장사여

오른손에 든 칼로 내 두 귀 잘라

흰머리 독수리에게 던져다오

작은 귀로 사악한 무리의

아첨한 독대獨對 들었지.

흰머리 독수리여

하늘 높이 올라

올곧은 소리 듣게 하여 주소서

 

천장사여

오른손에 든 도끼로

두 팔과 두 다리 잘라

흰머리 독수리에게 던져다오

두 팔과 두 다리

달콤한 술과 꽃 찾아다녔지

흰머리 독수리여

하늘 높이 올라 거동이 힘든 이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천장사여

그 오른손의 칼로 멍든 간과 심장 잘라

흰머리 독수리에게 던져다오

 

흰머리 독수리여 나의 모든 것

깨끗이 먹어 버려다오

한 점 살도 남기지 말고

핏방울까지 깨끗이 먹어다오

하늘의 숨결 이승으로 이어주는 날까지…

 

* 드리궁틸: 티베트에 조장 치르는 천장터가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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