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가는 길 1                       

                

                           최  신 림

 

맑은 공기를 들이켜는

산 밑 초가 용마름

두툼한 기억을 얇은 봉창 열고

아이들 떠드는 등살

대각으로 걷어 더디게 올라가는

게으른 아침 햇살

 

가난한 태양의 빛  

구석구석 구황 묻어난 배 고품 채우고

윗목 둥그런 수숫대로 만든 바자울 속

서로 겹겹으로 숨죽여 웅크려

조용히 썩어가는 고구마의 서러움

큼 큼 한 냄새 온 방안 물들여

징그러우리만치 코 울렁거림으로

한 치 양보 없는 내전 중이었다

 

좁다란 퇴근길 뜸한 골목 열어

군고구마 구워지는 계절

나이 지긋한 아저씨의 목장갑 낀 손에서

생목 잡는 매서운 시간을 구워

길 다란 드럼통으로 타들어가고

드럼통 들락거리며 뱉어낸

속살이 노랗게 잘 익은 고구마

말랑말랑하게 벗겨지는 껍질

어린 날 배고픔 달달한 냄새로

망각의 흔적 애써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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