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가는 길 2

             

                            최  신  림

 

방 한 켠 장식으로 걸어 놓은

알싸하게 짜인 복조리 한 쌍

외로운 기둥에 단짝으로 엮어

달아나지 못하도록 발 잡아 두었다.

 

거무스름하게 변해가는

움푹 파인 조리에 겹겹으로 층 이룬

멈춰버린 영사 한 장면

성근 사이 비집고 솔 솔 빠져나와

주인 없는 안방

성큼성큼 돌아다닌다.

 

섣달그믐이 지나고

정월 초하루 잠이 덜 깬 골목

미세한 물 입자 걷어

동이 트고 있음 알려주는

복조리 사려 연거푸 외치는

등짐장수의 은은하고 구수한 소리

 

땀으로 빚어 촘촘한 짜임새 담겨진

큼직한 복 아름 등에 지고 이곳저곳 돌며

집집에 복조리를 팔고픈 아저씨와

한 해 복이 들어온다는 믿음 사려는

어머니와 오고 가는 덕담 이야기 소리

봉창 사이 넘나들며

단잠 빠져있는 귀 열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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