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과 산은 변해간다

    

                                     최 신 림

 

인간은 산이 땅속 깊숙이 숨겨 놓았던

붉은 살과 흰 뼈 발라

살은 매립의 복토용으로,

건강 생각하는

황톳집 짓는 곳에 덕지덕지 바른다

 

치부 드러낸 뼈 네모나게 잘라

돌 침대 만들고, 건물 외벽용으로 쓰고

남은 잔뼈 분쇄기로 분쇄하여

시멘트로 죽 쑤어 아파트 공사장

산허리 잘라 도로 건설하는 아스콘으로 변하여

밤과 낯 가리지 않고 곳곳으로 팔려간다

 

앞 들판 논의 토양은 변해가고 있다

들논 가로질러 소각장에서 하늘로 길게 삿대질하는

굴뚝 연기는 하늘 똥구멍 깊숙이 쑤셔 넣지 못하고

가까운 농부 논으로 떨어져 몇 해 전엔 벼들이

까까머리에 듬성듬성 기계 독 오른 것처럼

원인 모르게 뭉텅뭉텅 말라죽어

농부들의 원성 산적이 있었다.

 

집 뒤 야산은 골병 들어가고 있다

눈으로 볼 수 없으나 생활 폐기물 소각로에서

벌컥벌컥 쏟아지는 연기와 함께 날아오른

청산가리보다 더 독하다는 소량의 다이옥신

멀리 날지 못하고 가까운 들과 산에 내려앉아

웰빙과 힐링을 추구하는 우릴 엄습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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