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곳

 

                  최 신 림

              

내 왔던 곳으로 가리라

 

산등성 뛰놀던 옛 더듬이

가냘픈 초승달로 전하여주는

그리움 찾아 푸른 하늘 구름길 열어

갈바람 흔들리는 억새 헤치며

저 너머 끝 희미한 기억 잡으러

해송이 들려주는 동화 속 노래 부르며

등 굽은 시간의 두께 벗으러 돌아가리라

 

벗 삼아 원 따라가지 못하고

오솔길 걸으며 애가 타도록 반원 잘라

꽃과 벌 나비가 노니는 동산에

녹음이든 평형으로 한 줌 뿌리어

비바람 몸 낮추고

고개 흔드는 풀들의 강인함

나보다 너를 헤아려주는 下心 가다듬어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 찾아 돌아가리라

 

대롱에 배인 이슬

해오름 기쁨도 잠시

잡념 들어선 순간 공중으로 사라져

만남과 동시 이별 맛봐야 하는

참 흔적 찾아 이승 손 뼘 재기가

더 이상 사방으로 뻗어 나지 못 하는 날

 

고향인 어머니의 자궁으로 돌아가

이제 편히 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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