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속의 독백

 

                                       최 신 림

 

아무도 자리하지 않는

방 네 귀퉁이 고요한 싹이

푸른 녹으로 얼키설키 엉켜

길게 달려온 이야기 종착역

낡은 벽 타고 오른 지난 시간의 길

쉬지 않고 촘촘히 짜여간다.

 

앞 분간할 수 없는 안갯속 걸어

잡을 수 없는 연기로 흘러가버린

가슴에 묻어둔 그리운 얼굴

향기로운 풀 언저리에 뿌리 우고

 

까까머리,까만 고무신으로 모래 가르며

팽나무 밑 풍뎅이 잡아 놀던 동무

흐르는 기억 뒤편 사라져 가고

텅 빈 사각 공간에 일탈 꿈꾸며

돌아갈 수 없는 아쉬움 위로한다.

 

잔물결 숨겨진 사춘기 적 모습

변해가는 유리창에 일그러지고

가슴으로 말하던 다 듣지 못한 독백

비열하게 찌든 거리 불빛으로 가리어

보고 싶던 이 사라진 향수 그리워

빈 길모퉁이 돌고 돌아

처음 찾아 발걸음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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