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의 길

 

                최 신 림

 

타래의 바람 홀연히 벗어

풍경에 싸인 천년 추 흔들고

영혼 없는 쇳내음

무릎이 닳도록 처마에 메달아

곰삭은 시간 벗겨낸다.

쉬지 않고 오르내리는

애가 타는 목마름

선행의 달빛으로 들려주는

묵직한 댓잎에

나직하게 내려앉은

덕행의 소리였다.

모든 것 잡지 마라 하였는데

놓지 못하고 잡으려는

화엄의 길

발자국으로 지워가는

멀고도 숨이 찬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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