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바람

 

                          최 신 림

                                           

선은동 뒷산이 두락 봉이다

사춘기 시절 방황의 끝 찾아 헤매다

탈출구 찾지 못하여

산을 수십 번 오르내리며

호연지기 꿈꿔왔고

정읍역 떠나 서울로 향하는

기나긴 평행에 놓인 디젤 기차 보며

수많은 생각의 꼬리 실뱀처럼

길게 느껴지게 하였던 곳이다

답답한 날엔 봉우리 올라

내 마음

땅바닥에 한 줄씩 써 내려갔다 지우고

또 써 내려갔다 지우고

어떤 날은 방안 틀어 박혀 하루 종일

낙서 장에 한 줄 두 줄 마음 표현하였다

어린 나에게 방황의 바람이

가슴 깊숙이 자리하였다

지금도 가슴앓이하는 날엔

속 깊이 박혀있는 그 몹쓸 놈의 바람

내 영혼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온 통 방안에 흐트러진

방황의 부스러기 백지에 담아

날이 새도록 짜 맞추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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