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최 신 림

 

달과 바람이 소소히 전하여주는

수면에 비추이는 소싯적 이야기

내일로 둥글게 걸어가는 초침 모아

한 올 한 올 가슴 깊은 곳에 풀고

물거울 녹아든 망각의 나날

검버섯 앉은 중년 이마에

흐릿한 물보라 피어난다.

 

부드러운 깃털 부력으로

마지막 있는 힘 다하여

낮게 날아야 하는 물새 한 마리

오므린 다리 길게 드리워

사그라져 멈춘 시침과 분침

얇은 물 수평 토방 부풀려 쌓는다.

 

정오 몸부림이 삼켜버린 산 그림자

물그림자로 되새김질하여

뱉어낸 호흡 알갱이

부드러운 햇살이 돌돌 말아

호숫가 이리저리 오가며

지나온 시간 잔등 향하여

물수제비 뜨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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