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시

 

                   최 신 림

 

먹다 버린 송편 닮은

쪽빛 초승달 다 가시기 전

전날 취한 울렁거림 소화하지 못하고

썩은 가시와 덜 삭힌 홍어 냄새로

탈이 난 쓰레기

매립장으로 싣고 들어오는  압축 차량들

소화 불량으로 트림하는 굳게 닫힌 입 크게 벌려

내장 모두 긁어 내보여 내가 먼저 왔다고

악취 진동하는 메마른 땅에 모두 토악질한다

 

덜 마른 먼지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흐릿한 안개 눈 가린 오전 장 열리면

환경 지킴이 손에 들려진 긴 갈고리

어시장 경매사 생선 뒤집는 손놀림으로

쓰레기 이리저리 뒤적이며

불법 흔적 되 집어

하루 고된 일과 시작한다.

 

사람에게 버림받은

파란 쌍꺼플에 파란 눈 덜 감긴

가녀린 몸매로  윙크하는 바비인형

쑥스런 마음에 애써 고개 돌려 보지만

검은 한쪽 눈알 달랑거리는 때 묻은 흰곰

두 팔 벌려 소리 없이 파고든다.

 

만선 깃발 펄럭이는 굴삭기

모여진 폐기물 긴 뱃고동 소리로 밀어

태어나고 사라지기 반복하는

바다 고향인 땅에 평장平葬하고

하수슬러지로 만들어낸 고화토

두꺼운 회색 거친 덧칠 한다.

 

파도 고요함으로 평정平正

광활한 매립장의 고약한 냄새

바람으로 밀쳐 사그라지면

오늘 하루장 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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