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지 않는 듯한 어우러짐

 

                                        최 신 림

                                                 

밤나무와 오동나무

어울리지 않는 듯한 어우러짐

정악의 고른음 가다듬은 여인 숨결

공명판을 딛고 울려 나는 아름다운 모습이어라

 

기러기 발끝서 아슬아슬하게 떨리는 얼굴  

곱게 꼬여진 명주실 끝 잡고

젊은 여인 삐죽한 골목 빠져나와

서둘러 서대문 형무소 향하는 발걸음

이상하리만큼 오늘따라 발끝 아리고 버거웠다

 

지아비와,아들 면회할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 꼭 안고

마지막 돌계단 힘주며 힘겹게 오르던 길

 

여덟 청춘 피 값 거둬들인

춤추던 판사 방망이

검은 입 깊게 다물고 짧은 혀 숨겨

비뚤어진 닭의 부리에서

쉰 소리가 마른 소리로 힘겹게

하늘로 터져 오를 때까지

반백 머리 그들의 제복 벗지 않고

거리 활보하였다

 

좁다란 무악동 기와집 휘돌아

담장 밖으로 둔탁하게 튕겨 나오는

현금玄琴의 때 묻지 않은 산조 음

가파른 언덕 오르내리며

땅으로 뿌려진 눈물 소리

마음에서 식어가는 종종걸음으로

우리의 곁 돌아서 멀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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