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덕리 연가 3

 

                          최 신 림

 

각방뜰 가로질러

서울로 길게 드리워진

침목의 숫자를 세어가는

호남선 디젤 열차의 덜컹이는 소리가

흐린 날이면 유난히 가까이 들린다.

 

유월 들판 평온함이다

 

여린 모들

정성껏 보살피던 울안 떠나

푸른 평형으로 너른 논에 뿌리내려

들판에 부는 하늬바람

펜촉 모양의 뾰족한 머리칼

처음에서 다음으로 파도 물결 살랑인다.

 

칠월 뜨거운 불 입김 쉼 없이

여러 겹겹으로 땅에 쌓여 가면

얕은 둠벙 뜨거운 숨 뱉어

거북 등으로 바닥 내보인다.

 

지난겨울 모질게 몰아치던 북풍으로

두텁게 서로 손 맞잡고 추위 견뎌  

봄날 따스함 그리워했던 들판

 

어느 한 해 엘니뇨 심술

다 여물지 못한 벼들이 반 이상 쓰러져

농부 가슴  타들어가던 쓰라린 아픔

수렁논에 묻어 단단히 굳어지고

 

앙상하게 등 굽은

농사꾼 부지런한 손길에

우덕리 들녘은

오늘도

조용한 하루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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