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꿈 8

 

                       최 신 림

 

불이야!  

희미하게 담장 타고 간간이 들려오는

사람 목소리

형님과 나는 대수롭지 않게 간과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까워지는 웅성거리는 소리

마당에 나와 보니 밖은 어수선하고

소방차량 즐비하게 서있었다.

우리 집 담에서 치솟는 불길 집 집어삼킬듯하여

두꺼비집 차단 스위치를 내리고 불이 났으니 얼른 밖으로

나가라 외치고 작은 방 살펴보는데 오래전에 돌아가신

어머님 방에 대피할 생각 하지 않고

죽은 사람처럼 미동 없이 누워계시는 것이다.

다급한 마음 야윈 어머니 보듬어 들춰 안아보니

깃털 같이 가벼운 어머니가 눈을 뜨며 내 목 껴안아

이젠 살았구나 안도의 숨 쉬었다.

길바닥엔 굵은 케이블 두 가닥이 서로 엉켜 불타고

간혹 전깃줄에서 새파란 불꽃이 타닥타닥

무서운 소리로 동공 타들어온다.

소방관들은 끊어져 나뒹구는 불타는 굵은 케이블

아무렇지 않은 듯 양쪽 끝 팽팽하게 잡아당겨

힘겹게 연결하고 있었다.

얼마 전 서해대교 다리 지탱하는 케이블 끊어져

생때같은 소방관 목숨 앗아간 안타까운 장면

짧은 스냅사진으로 머릿속에서 지워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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